삼성전자, 업무 효율 높이는 '워크 스마트' 독려…상담센터 통해 멘털케어까지

서울 신림동 삼성전자-서울대 공동연구소에 있는 C랩에서 직원들이 C랩 역사를 보여주는 갤러리를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와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효율적 업무방식’, ‘창의성을 촉진하는 업무환경’, ‘구성원 간의 신뢰’를 조직문화의 큰 방향으로 정했다.

○워크 스마트 정착

삼성전자의 ‘워크 스마트’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직무별 특성을 고려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근무 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 도입하고 있다.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와 연간 휴가 계획 수립을 통해 개인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이에 수반되는 임직원의 자율성과 책임을 강화해 국내 산업계에서 워크 스마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국내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기 위해 2016년부터 매월 급여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하고, 5시 전 퇴근을 장려한다. 이 제도는 부서에 따라 매주 또는 격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7월 1일부터 개발과 사무직 대상으로 주 단위 ‘자율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실시했다. 근로시간의 자율성을 확대해 임직원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게 하고,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효율적인 근무문화 조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다. 직원들은 주 40시간이 아닌 월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임직원의 정신건강을 위해 국내에서 14개 전문상담센터와 10개 마음건강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센터에선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상담진이 근무 중이다. 마음건강클리닉은 정신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의료기관으로 회사 생활, 대인관계, 고충상담, 스트레스 관리, 부부·자녀 고민 등 다양한 주제로 1 대 1 상담과 치료를 제공한다. 각 사업장 상담센터에 명상실을 마련해 긴장 이완, 명상법, 컬러테라피, 통증 완화 등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일하기 좋은 환경 구축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각 사업장의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개선해 수원, 기흥 등에 녹지와 사무공간이 어우러진 캠퍼스를 구축했다. 수원사업장 디지털 시티는 생태공원, 생동감 파크 등 체험형 조경 공간을 조성했다.

인재 육성을 위한 리더십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직원들이 부서장과 함께 개인의 성장 경로를 설계하고, 다양한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활용해 역량 개발을 지원하는 인재 양성 제도가 대표적이다. 직원들은 경력개발 단계에 맞춰 경영학 석사(MBA), 학술연수, 지역전문가 제도, 인공지능(AI) 전문가 제도 등 다양한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은 지역전문가에 지원할 수 있다. 1~2년 동안 해외 현지에서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세대 간 소통도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경영진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밀레니얼 커미티를 운영 중이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20~30대의 생각과 경험을 사업부장에게 직접 전달하는 ‘MZ 보드(MZ Board)’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제품과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SNS에서 이슈가 되는 중요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다.

○C랩으로 도전정신 키워

삼성전자는 창의성과 열정이 있는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수 있도록 ‘C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임직원들이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문화를 경험해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현업에서 도전하는 문화를 퍼뜨릴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C랩에서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 목표를 높게 잡고 과감히 도전하라는 취지에서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 등 과제 운영에 대해 팀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