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램·굴착기 이어 항공기까지…'수소 모빌리티'에 꽂힌 기업들
수소모빌리티산업이 자동차에 이어 트램, 굴착기, 지게차, 항공기 등에서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의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에 참여한 현대로템은 2023년 12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양산 목표 시기는 2027년이다. 유럽철도국에 따르면 전동차, 트램 등은 ㎞당 28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다른 운송수단보다 탄소 배출량이 적지만 이마저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게 현대로템의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연료전지 시스템, 주요 부품 등을 개발해 시험 차량에 장착할 예정이다. 울산에 있는 테스트 노선에서 누적 2500㎞ 이상 주행하며 운용 가능성을 시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첫 작품은 최고 시속 70㎞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는 5개 모듈의 수소전기트램이다. 현재 개발한 콘셉트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쏘에 적용되는 95㎾급 수소연료전지 2개를 장착하고, 수소탱크 8기를 지붕에 올린 형태다. 이후 2030년까지 대용량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해 시속 160㎞ 이상으로 달리는 수소전기기관차, 수소전기고속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독일 철도통계 전문기관인 SCI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세계 철도차량 시장은 74조원에 달했다. 2024년까지 이 시장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넥쏘를 양산한 뒤 지게차와 굴착기 등 다양한 분야로 수소모빌리티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건설장비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는 1~3t급 소형 수소지게차를 올 8월부터 개발 중이다. 현대모비스와는 5t급 중형 수소지게차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14t 수소 굴착기는 2025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글로벌 항공업계에서는 수소항공기 개발에 한창이다. 항공산업이 세계 탄소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4% 정도지만, 한 대가 배출하는 규모는 버스의 네 배에 달한다. 에어버스는 2035년 수소항공기를 상업화할 계획이고, 보잉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수소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다. 수소항공기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쓰는 전기항공기보다 가벼워 먼 거리를 운항할 수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