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가 대형 LCD TV에 들어가는 광학필름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진원  기자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가 대형 LCD TV에 들어가는 광학필름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진원 기자
TV는 크게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방식으로 나뉜다. TV 후면에 있는 대형 광원(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을 여러 필름을 거쳐 화면을 구성하는 방식이 LCD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LCD 방식의 TV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최근에는 LCD 방식을 개량해 광원 크기를 줄인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방식을 프리미엄 TV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충북 청주에 있는 코스닥시장 상장사 미래나노텍은 LCD·미니LED TV용 광학필름 제조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 85인치 이상 프리미엄 TV에 사용되는 광학필름을 전량 공급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AIOP, TV 두께 절반 줄여

2002년 8월 설립된 미래나노텍은 폴리에스테르(PET) 필름에 패턴을 가공해 광학필름을 연간 120㎢를 생산한다. 여의도(8.4㎢)를 14번 덮고도 남는 물량이다. 휘도(밝기)를 높이는 프리즘시트와 빛의 퍼짐 정도를 조율하는 렌즈시트도 생산한다.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 해외법인과 일본 소니, 중국 하이센스 등이다.

광학필름 시장은 최근 부침을 겪었다. 중국산 저가 제품 때문이다. 미래나노텍 영업이익률도 한때 1%대로 떨어졌다. 미래나노텍은 미니LED 필름과 고가의 대형 LCD 필름을 개발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최근 개발한 미니LED용 신제품 ‘AIOP(All In One Plate)’가 대표적이다. AIOP는 파란빛을 초록빛과 빨간빛으로 전환하는 기능의 퀀텀닷(QD)시트, 선명도를 높이는 프리즘온프리즘(POP)시트 등 4개 필름을 하나로 합친 필름이다. AIOP는 TV 두께를 얇게 하면서도 베젤(가장자리)이 없는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기존 LCD TV 제품 대비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AIOP는 현재 삼성전자의 최고급 TV 모델인 미니LED 방식의 QLED 8K TV 모델에 전량 적용됐다. 한 대당 가격이 1000만원을 넘는 초고가 모델들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삼성전자가 올해 QLED TV를 전 세계에 15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나노텍은 기존 LCD 필름을 더 넓게 만들면서도 불량률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소비자들이 큰 화면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는 “필름 크기가 커질수록 불량률과 폐기율이 급격히 높아진다”며 “중국 저가 LCD필름 회사들이 대형 필름 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끝에 미래나노텍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403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28억원에서 작년 320억원으로 11배 이상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미래나노텍이 올해 매출 4500억원, 영업이익 35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신제품·M&A로 미래 준비

김 대표는 삼성SDI에서 디스플레이 부문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광학필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창업했다. 현재 신제품 개발과 인수합병(M&A)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미래나노텍은 최근 OLED TV에 사용될 수 있는 신제품도 대거 개발했다. 패널 보호용 탄성 필름(PSA) 및 보강 필름, 자외선 파장 조절 필름(OCA), 저온·저압 방식 접속 필름(ACF) 등이다. 2015년 인수한 상신전자는 대표적인 M&A 성공 사례다. 이 회사는 전자제품의 유해 전자파를 제거하는 노이즈필터 제조기업이다.

김 대표는 ‘제2·3의 상신전자’를 발굴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그는 “2차전지 배터리팩 필름, 양극재용 특수첨가필름 등을 개발하고 관련 기업도 적극 인수해 2025년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라고 했다.

청주=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