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계열사도 '새판짜기'…삼성화재·운용사 수장 교체
삼성 금융 계열사의 인사 키워드 역시 ‘쇄신’이었다. 삼성화재와 삼성자산운용의 사령탑이 교체됐다. 모두 50대 최고경영자(CEO)를 전면에 내세웠다.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금융 계열사 인사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는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홍원학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내며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만 57세인 홍 사장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삼성생명 인사팀 전무 등을 거쳐 삼성화재에서 자동차보험본부를 이끌었다.

최영무 현 대표(사장)는 이번 인사에서 삼성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삼성의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한다. 최 사장은 회사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는 등 경영 실적이 좋았지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자산운용도 이날 임추위를 열어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을 신임 대표 후보자로 추천했다. 그는 1967년생으로, 심종극 현 대표보다 다섯 살 아래다. 주로 외국계 증권사에서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모건스탠리, 씨티그룹을 거쳐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지낸 뒤 지난해 삼성증권에 합류했다.

성과를 거둔 CEO에 대한 보상도 이뤄졌다. 삼성카드는 이날 임추위를 열고 김대환 대표이사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결정했다. 김 대표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카드의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42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2%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이날 인사를 실시했다. 김완표 삼성SDI 상생혐력센터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상생연구담당으로 일한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삼성SDI 상생협력센터장 등을 역임한 상생협력 분야 전문가다. 삼성경제연구소 측은 김 사장이 선진 상생협력 모델 연구 등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인희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사장)은 조직문화혁신담당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성 사장은 삼성전자 인사팀장,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을 지냈다. 이번 업무 변경으로 미래 지향적 조직문화 구축에 힘을 보태게 됐다.

송형석/정소람/구은서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