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인을 포함한 한국의 총인구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15년간 대규모 예산을 투입한 저출산 대책이 실패한 데다 코로나19로 혼인 건수와 외국인 유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총인구 감소는 2년 전엔 2029년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그 시점이 8년 당겨졌다. 인구 감소의 속도가 빨라 경제 타격의 시기가 당겨지고 그 폭도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구절벽 시계' 8년 빨라졌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2020~2070년’에 따르면 올해 총인구는 5174만5000명으로 추산됐다. 작년 5183만6000명에 비해 9만1000명(-0.18%)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는 지난해 처음 발생했지만 해외 유입 인구까지 계산한 총인구가 감소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년 전 추계에선 감소 시기가 2029년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은 출산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데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유학생 입국 등이 줄어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자녀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작년 0.84명에서 올해 0.82명으로 떨어진다. 출생아는 27만5000명에서 26만1000명으로 줄어든다. 해외 유입 인구는 5만8000명 순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구 감소는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됐다. 10년간 연평균 6만 명이 줄어들어 2030년엔 5119만9000명으로 쪼그라든다. 2040년 5019만3000명, 2050년 4735만9000명, 2060년 4261만7000명 등을 거쳐 2070년 3765만6000명으로 줄어든다. 2070년 총인구는 197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인구가 91년 전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을 해야 할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 명(72.1%)에서 2070년 1737만 명(46.1%)으로 감소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