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도 단합해서 '배달특급' 가면 안되나요? 배달대행사들은 배달료 계속 올리고 배달의민족(배민)은 횡포가 너무 심합니다. 배달특급에만 메뉴를 등록해놓으면 손님들도 배달특급을 이용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자영업자 A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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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기 우려 목소리가 높았던 공공배달 어플리케이션(앱)과 관련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호실적을 거뒀다며 잇따라 거래액을 공개하고 나섰다. 일부 자영업자 사이에선 "우리도 공공배달 앱을 이용해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민간배달 앱 1위 배민의 거래액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데다 주문 건수도 민간앱을 통한 주문이 압도적으로 많아 공공배달앱이 민간앱의 대체재가 되기는 힘들단 평가다.

8일 경기도주식회사에 따르면 경기도가 개발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출시 후 1년 동안 누적 거래액 900억원, 누적 주문 건수 347만 건을 돌파했다. 현재 배달특급에는 도내 4만3250여 개 가맹점이 입점해있으며 회원 약 60만명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 수수료를 낮춰 입점 소상공인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화폐를 통해 결제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 및 지역상권에 혜택이 돌아가도게끔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북형 공공배달 앱 '먹깨비'의 누적 이용 금액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가맹점 수 7000여 곳, 가입자 수 13만9000명, 누적 주문 건수 52만 건이다. 충북도는 민간배달 앱 대비 저렴한 중개수수료로 도내 소상공인들이 11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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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공공배달 앱을 통한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민간 앱을 놓을 수 없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경기 용인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배달특급 이용 초기에는 한 주에 주문 1~2건 들어올까 말까 했는데 이젠 하루에 3~4건씩 주문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주문은 배민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여전히 민간 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화성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장모 씨 역시 "공공 앱에서는 지역화폐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여전히 배달 주문 건의 95% 이상이 배민, 요기요 등 민간 앱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공공 앱으로만 주문을 받는 건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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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공공 앱 실적이 민간 앱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공공 앱 거래액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민간 앱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규모"라며 " 민간 앱의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국내 배달 앱 1위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배민 앱 거래액은 15조7000억원에 달했다. 각종 프로모션 및 마케팅 등으로 비용 지출이 커 영업손실액이 112억원에 달하긴 했지만 거래액 규모만 보면 공공 앱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로 크다.

공공 앱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기 위해서는 공공 앱 개발 및 마케팅에 들어간 비용이 세금이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경기도는 2021년도 예산안을 의결하며 '배달특급'에 107억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었다.

또 다른 배달업계 관계자는 "낮은 중개수수료율과 지역화폐 결제시 할인이 일종의 혜택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상 모두 세금을 투입해 운영하는 것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