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은 절반 이상이 정보기술(IT) 업무라고 보면 됩니다. 인력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상황입니다.”

IT 개발자 확보 전쟁이 유통가로 옮겨붙었다. e커머스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롯데온, 당근마켓, 쓱닷컴, GS리테일 등 플랫폼 기업들이 뺏고 뺏기는 채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억원대의 사이닝보너스나 스톡옵션 등 이전에 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인 혜택까지 제공할 정도로 인재 확보에 혈안이다.

롯데온은 7일 플랫폼 개발·운영에 필요한 IT 경력직원을 세 자릿수 규모로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200여 명의 개발인력을 채용했던 롯데온은 최근 시스템이 안정화되자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또다시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롯데온 관계자는 “최소 100명 이상이고 우수 인력이 많으면 세 자릿수 규모 내에서 상한선은 없다”고 말했다.

롯데온 외에도 최근 당근마켓, 쓱닷컴, GS리테일, 쿠팡 등 다양한 e커머스 업체가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당근마켓은 전날 대규모 채용 캠페인 ‘+100 멤버스’를 발표했고 GS리테일도 디지털커머스 경력사원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스마트폰 앱 기반의 e커머스 경쟁이 급격히 가열되면서 현장에선 이를 구현할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상품 배치에서부터 연관 검색, 보안 등 모든 과정에 프로그래밍을 거쳐야 하니 이전과 다른 개발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동시다발적 채용이 이뤄지면서 IT 인력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2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인 여기어때는 최대 3억원 규모의 파격적인 입사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팀장급 개발 인재에겐 연봉 외에 사이닝보너스 4000만원, 스톡옵션 6000만원을 최소 지급한다.

내년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쓱닷컴은 스톡옵션을 내세워 개발인재들을 뽑고 있다. 쓱닷컴 관계자는 “스톡옵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옮겨오는 인력이 적지 않다”며 “오프라인 기반 인사 체계라서 테크인력을 위한 별도 인사 기준 마련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인력난 때문에 일부 e커머스 업체는 10명 단위의 팀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개발업계에선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팀이 함께 회사를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