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지역 '거미줄 생산망' 구축…세아 "10조 기업으로 도약할 것"
세계 최대 의류 제조기업 세아상역이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중남미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아상역 지주회사인 글로벌세아의 김기명 대표(사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시장과 생산시설을 가까이 두는 경영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내년 과테말라에 원단 공장을 추가 건립하고 중미지역 의류 제조업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그룹 내 계열사들의 자체 성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2025년 매출 10조원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의류 연 7억 장 생산 세계 최대
중미지역 '거미줄 생산망' 구축…세아 "10조 기업으로 도약할 것"
글로벌세아는 트루젠, 테이트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의류기업 인디에프와 골판지 상자 제조기업 태림포장 등을 보유한 연결기준 매출 3조8000억원의 중견기업이다. 핵심 계열사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ODM) 의류 제조기업 세아상역이다.

1986년 세워진 세아상역은 세계 1위 의류 제조기업이다. 니트와 재킷 등을 연간 7억 장 이상 생산해 미국과 유럽의 대형 유통체인에 판매한다. 주 고객사는 월마트와 콜스, 갭, 칼하트 등이다. 작년 20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2위 기업(15억달러)의 매출을 훌쩍 넘겼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4%다.

섬유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섬유산업의 주요 생산 클러스터는 크게 동남아시아와 중앙아메리카가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 등을 통해 동남아와 중앙아메리카 10여 개 나라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전체 물량의 3분의 2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생산한다. 나머지 3분의 1은 과테말라와 니카라과, 아이티 등에서 만든다.

글로벌세아는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코스타리카에 1200억원을 투자해 2만3000t 규모 원사(실)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통해 천연섬유 16%, 화학섬유 32%의 관세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 내 바이어들이 중남미산 의류를 선호하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세아는 동남아와 중앙아메리카로 생산시설을 분산한 덕분에 코로나19 위기를 피했다. 작년 초 미국 의류 소비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에 급격히 붕괴됐다. 그 대신 마스크와 방호복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정부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글로벌세아 중앙아메리카 공장들과 특별계약을 맺었다. 글로벌세아는 중앙아메리카 생산기지에서 마스크, 방호복 등을 2억5000만달러 규모로 공급했다. 김 대표는 “올해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서 공장이 셧다운되는 등 공급망 위기에 빠졌지만 중앙아메리카 쪽에서는 큰 타격이 없었다”고 했다.
그룹 성장 전략 기반 M&A 목표
사업 다각화도 글로벌세아의 주요 목표다. M&A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글로벌세아는 작년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기업 태림페이퍼와 태림포장을 73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에는 STX중공업의 플랜트 사업 부문을 180억원에 인수해 세아STX엔테크를 세웠다.

글로벌세아는 최근 두산공작기계, 대한전선, 알펜시아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월마트 한국 지사장과 월마트 글로벌 의류소싱 총괄을 역임한 전문경영인이다. 2007년 인디에프 사장을 거쳐 2010년 세아상역 미국 총괄 법인장을 지냈다. 2016년부터 글로벌세아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의식주를 중심으로 식음료업, 건설업, 제조업,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1위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