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이사회가 처음으로 인사 결정…부회장 2명·사장 6명 승진
신규 임원 늘고 40대 사장-30대 부사장 배출…여성 임원도 증가세

2일 마무리된 2022년도 SK그룹 임원인사는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이사회 중심 경영과 '파이낸셜 스토리'에 입각해 이뤄졌다.

SK그룹 인사 키워드는…이사회 중심 경영·파이낸셜 스토리
SK그룹은 이사회 경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올해부터 각 계열사 이사회가 대표에 대한 평가·보상,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결정하도록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전에는 그룹이 일괄적으로 계열사 임원 인사를 모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각 계열사에서는 사내외 이사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이 세 차례 열렸고, 계열사들은 이사회 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임원 인사를 1∼2일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최 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경영 화두인 '파이낸셜 스토리'가 각 계열사 인사에 반영됐다.

파이낸셜 스토리란 조직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의 재무성과에 더해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긴 성장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말한다.

이날까지 발표된 SK그룹 계열사 인사를 종합하면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과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유임된 가운데 부회장 2명과 사장 6명이 새로 선임됐다.

주력 계열사인 SK㈜와 SK이노베이션의 장동현 사장과 김준 총괄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로써 SK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 체제가 확고해졌다.

장 사장은 성장산업인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분야에서 인수합병(M&A) 등 구체적 성과를 창출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 총괄사장은 배터리, 소재 등 신규 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이끈 것이 부회장 승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그는 SK이노베이션 산하 8개 자회사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잘 수행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곽노정 SK하이닉스 제조·기술담당과 노종원 SK하이닉스 경영지원담당, 박원철 수펙스추구협의회 신규사업팀장, 이규원 SK머티리얼즈 경영관리본부장, 이재홍 SK넥실리스 경영지원총괄, 최규남 수펙스추구협의회 미래사업팀장이 이번 인사에서 사장 자리에 올랐다.

SK그룹 인사 키워드는…이사회 중심 경영·파이낸셜 스토리
파이낸셜 스토리 추진을 위해 성장산업인 첨단소재와 그린, 바이오, 디지털 분야를 키우려는 노력도 이번 인사에서 엿보였다.

올해 신규 선임 임원은 총 133명으로, 작년(103명)과 비교해 늘었다.

올해 신규 선임된 임원의 67%는 이러한 성장산업과 관계된 인사라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2022년도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8.5세로 올해의 48.6세, 작년의 48.5세와 별로 차이가 없었다.

다만 SK하이닉스에서 46세인 노종원 경영지원담당 부사장과 39세인 이재서 담당이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깜짝 발탁됐다.

SK그룹은 지난해 당시 46세이던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을 SK E&S 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2019년에는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고 부사장으로 통일하는 임원 관리제도를 선도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올해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성 임원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SK하이닉스의 신승아 담당 등 여성 8명이 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SK그룹의 여성 임원 수는 2020년도 27명, 2021년도 34명, 2022년도 43명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에 승진한 여성 임원을 포함해 전체 임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8% 정도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계열사별로 인사가 이뤄지는 첫해라 의미가 있다"면서 "안정 속 성장을 추구한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