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운노조, 사회보험료 수백억 덜걷고 내부고발자 해고까지"

부산항운노조 조합원 6명은 지난 1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항운노조 내부 비리를 알린 조합원들이 노조로부터 해고 등 중징계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조의 징계는 부당하며 관계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항운노조의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가 조합원들의 국민연금·건강보험·산재보험료 등 사회보험료를 100억원 이상 덜 납부했다고 앞서 고발했다. 내부 고발자들은 특히 노조가 덜 납부한 돈 중 일부로 기금을 만들어 노조 지도부의 해여 여행 경비 등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항운노조는 클로즈드숍 제도에 따라 노조가 조합원의 사용자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경제신문에 보도됐다. ▶본지 9월 23일자 A1, 12면 참조

기자회견을 연 조합원들에 따르면 노조와 화주가 조성한 산재보험기금을 관리하던 직원 A씨는 지난 10월12일 해고됐다. 통보서에는 “검찰 제보자들 탓에 기금 지출이 어려워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적혀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른 주요 고발자 B씨는 “나도 조합원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징계위 출석 통보를 받았다”며 “노조 간부들은 A씨의 배후에 내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냉동지부 소속 고발자 C씨는 검찰수사관의 요청에 따라 화주들로부터 서면 진술서를 받으려다 발각돼 조합원 권리가 무기한 정지됐다고 전했다. C씨는 “지난달 8일 다른 노조원들이 들이닥쳐 연행하듯 끌려갔다”며 “전화기 사용도 막고 화장실까지 따라 오는 등 8시간 넘게 감금됐다”고 했다. C씨는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노조는 “검찰의 요청도 없는데 C씨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몰아세웠지만, C씨는 수사관과의 통화녹음 파일을 갖고 있다고 했다. 노조 집행부 관계자는 “B씨가 고발자인지 알지 못했다"며 "C씨는 뚜렷한 반조합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C씨의 조사 과정에서 부산항운노조위원장이 직접 나와 반조합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노조 관계자들은 "위원장은 그자리에 있지 않았다"고 부인해 진술이 완전히 엇갈렸다.

고발 조합원들은 “노조가 조합원들의 실소득액이 노출될 경우 사회보험료 기금 유용이 드러날까봐 재난지원금도 못받게 했고, 부산항만공사 간부도 노조와 결탁해 부당 취업을 알선했다”며 추가폭로도 이어갔다.

또 노조 간부들과 화주협회 관계자들이 2017년부터 기금을 사용해 해외여행을 간 사실도 추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고발자들은 여행사가 발급한 세금계산서에 노조 간부 등이 2017년 9월 유럽여행에서 9명이 9700여만원의 기금을 사용한 것으로 적혀 있다고 했다.

고발자들은 “노조가 파쇄기를 구입하는 등 증거를 지웠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행정 당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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