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의 사고사망만인율은 하수급 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임시직 근로자의 사망까지도 포함해서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지난달 11일 주식회사 동일토건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을 상대로 낸 사고사망만인율 통고처분 취소의 소에서 이 같이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동일토건은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행복주택 건설공사를 도급 받은 후 이를 A사에 하도급을 줬다. 수급인인 A사는 건설장비를 개인사업자 B로부터 임대했는데, B와 계약을 맺고 건설기계를 운반하던 업체의 임시 일용직 직원이 700kg에 이르는 원통 형태 스크류에 깔려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 작업은 A사 현장책임자의 지휘 감독에 따라 수행되고 있었다.

이에 공단은 이 사망사고를 동일토건의 건설현장 사고사망자 수에 포함하고, 이에 따른 '2020년 사고사망만인율'을 통보했다. 만인율이 높을 경우 △건설업체 시공능력 평가 시 공사 실적액 감액 △국가 발주 사업 입찰참가업체 사전심사 시 감점 부여 등의 불이익이 있다.

동일토건은 이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회사는 "B가 중간에 개입돼 하도급 관계가 단절돼 있으며, B와 운반계약을 맺은업체의 임시근로자까지 책임지라고 할 수는 없다"며 "사고에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한해 사고사망자 수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동일토건은 종합공사 시공 업체로 이 현장에서 발생한 수급업체의 사고사망자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진다"며 "사망 근로자가 수행하던 업무도 동일토건의 공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사고사망만인율은 원칙적으로 해당 업체의 공사현장에서 사고사망재해를 입은 근로자수를 모두 포함하며, 수급인(A)이 아닌 자가 공사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수급인과 직접 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근로자의 사고를 제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