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신한라이프

2년여간 '완전한 통합' 준비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통합
새로운 조직 문화 '포텐' 적용
TF 가동·토론 등으로 새 길 제시

'D·V·D 경영'으로 성장
디지털·가치·데이터 역량 집중
AI트레이닝 플랫폼 '하우핏' 내놔
출시 5개월만에 사용자 16만명
사진=신경훈 기자

사진=신경훈 기자

지난 7월 금융업계 최초로 생명보험사 광고에 가상인간 로지(ROZY)가 등장했다. 젊고 발랄한 22세 여성인 로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탄생했다. 광고 영상 속 로지는 인간과 닮은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지하철 등 일상 속 장소를 넘나들며 경쾌한 댄스를 선보였다. 이 영상은 유튜브 등에 공개된 후 20여 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 건을 넘어서면서 대박을 쳤다. 옛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신한라이프도 로지 덕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신한·오렌지 합병에 ‘포텐’ 터지다
신한금융그룹은 2019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뒤 약 2년 반 동안 통합 준비에 공을 들였다. 서로 규모가 비슷한 보험사 간 합병인 만큼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사업의 완전한 통합을 위해 재무, 정보기술(IT), 상품, 영업채널 등 분야별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단순히 두 회사 시스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치열한 토론을 거쳐 더 낫거나 새로운 제3의 방안을 도출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없진 않았지만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도록 양사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경영진이 가교 역할을 적극적으로 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라이프만의 독특한 조직문화인 ‘포텐’이 만들어졌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포텐은 잠재력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포텐셜(potential)’에서 유래했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잠재력을 아낌없이 발휘하자는 뜻을 담아냈다는 설명이다. 또 고객과 사회, 임직원, 신한금융그룹 등 ‘4(포·four)’가지 유형의 이해관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10(텐·ten)’가지 일하는 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10대 요소는 구체적으로 △공정성 △개방성 △협업 △유연성 △민첩성 △플랫(flat)형 △목표지향성 △라이트(light)형 △통합매너1(다양성 인정) △통합매너2(발전적 토론)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포텐 실현을 위해 일하는 방식도 바꿨다. 보고는 종이문서 출력 없이 파일 전송으로 전환하고 회의도 발표 없이 토론 중심으로 진행된다. 직원들이 좀 더 편안하고 창의적인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사옥 층마다 ‘캠핑장’ ‘공항’ ‘영화관’ 등 독특한 콘셉트의 업무 공간을 조성하기도 했다. 또 양사 직원의 화학적 결합을 위해 매달 포텐 영상 콘텐츠 시청, 포텐을 주제로 하는 삼행시 경연, 포텐 실천 우수 직원 선발 등 다양한 이벤트가 포함된 ‘포텐 데이’도 운영했다.
디지털·헬스케어 양 날개로 ‘훨훨’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는 ‘디지털(digital), 가치(value), 데이터(data)’ 관점에서 혁신을 추구하는 ‘D.V.D 경영’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경영 환경 속에서 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분석과 예측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한라이프가 헬스케어 사업의 첫걸음으로 올해 초 인공지능(AI) 기반의 트레이닝 플랫폼인 하우핏을 선보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우핏은 동작인식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운동 자세를 확인하고 교정해주는 모바일 앱 서비스다. 출시한 지 5개월 만에 사용자 16만 명을 확보하면서 홈트레이닝 시장에서 적지 않은 호응을 얻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플랫폼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킬러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에게 차별적인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앱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를 추가 개발하고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선 등을 통해 편의성을 꾸준히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라이프는 하우핏을 분사시켜 헬스케어 자회사를 설립, 관련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30년 앞을 내다본 베트남 진출
신한라이프는 국내 보험 영업 환경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위주로 변화하고 있는 트렌드에 대응하고자 자회사형 GA인 신한금융플러스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중순 영업을 개시한 지 1년여 만에 자본금은 세 배로 늘었고 설계사 규모도 3000명대로 확대됐다. ‘제판분리(제조 및 판매 분리)’에 따라 전속설계사가 그대로 옮겨간 경쟁 회사와 달리 신한금융플러스는 사실상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만큼 이 같은 결과가 더 돋보인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디지털과 헬스케어, 판매 채널에 이르기까지 보험 영역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갖춰 비즈니스 확장성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여기에다 올해 초 베트남법인 설립 인가를 획득하면서 내년 2월부터는 본격적인 해외 영업에도 나선다.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은 “올해 양사 간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성장 발판이 마련됐다”며 “올 들어 디지털·헬스케어·해외 부문에서 뿌린 씨앗들이 알찬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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