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퀵커머스 못 따라가
기업가치 4000억→2000억대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대상
인수 후보로 편의점 3·4위인
세븐일레븐·이마트24 거론
인수 땐 선두경쟁 가세
‘편의점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 매각 절차가 본격 시작됐다. 업계 3·4위인 세븐일레븐(롯데)과 이마트24(신세계)가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새 점포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점포 수 2603개인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단숨에 GS25·CU 중심의 선두권 판도를 흔들 수 있어서다. 다만 미니스톱이 코로나19 이후 실적 악화에 처한 상황과 인수하더라도 프랜차이즈업 특성상 가맹점주들을 모두 흡수하기 어려운 점 등은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2018년 한 차례 무산된 미니스톱 매각이 이번에는 이뤄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다시 매물로 나온 미니스톱, 몸값 '반토막'

편의점업계 선두권 판도 흔드나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서류 접수가 최근 마감됐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PwC가 입찰 참여사 중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추려 실사가 진행 중이다. 일본 이온그룹의 자회사 미니스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전량이 매각 대상이다.

편의점업계 4위인 이마트24가 미니스톱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스톱이 보유한 2603개의 점포 수 때문이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점포 수가 규모의 경제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입점업체와의 협상력이 커지고 물류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매출과도 직결된다.

업계 1·2위인 CU와 GS25는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가 1만4000여개다. 3위인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5169개로 차이가 크다.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점포 수가 약 8000개로 늘어 3위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가져가면 점포 수가 1만3000여 개로 당장 선두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3년 새 가치 반토막난 미니스톱
IB 및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한국미니스톱의 기업가치가 2000억원대로 책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18년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을 때 거론됐던 몸값(약 4000억원대)의 반토막 수준이다. 당시 이온그룹 측은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매각을 백지화했다. 3년 만에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미니스톱 몸값이 반토막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실적 부진이다. 미니스톱은 지난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기준으로 영업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전 회계연도(2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편의점산업의 급격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e커머스와의 경쟁으로 편의점 ‘빅3’가 2019년부터 시작한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지 못했다. ‘곰표 밀맥주’ 이후 편의점업계에 확산한 이색 콜라보 열풍에서도 소외됐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일본 그룹의 지배로 의사결정이 빠르지 않고 신사업에도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는 대형 매장 위주의 사업 방향도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가맹업이라는 특성상 온전한 인수합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마트24나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해도 미니스톱 가맹점주들과의 계약이 지속될지 장담하기 어려워서다. 일본 미니스톱이 매각에 나서며 브랜드 사용 불허 조건을 달았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매각 후나 기존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한다. 이때 가맹점주들이 인수 업체가 아닌 GS25·CU 등 경쟁 브랜드로 옮기면 현행법상 막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 가맹계약은 점포를 가맹본부가 임차한 뒤 가맹점주를 들이는 ‘위탁가맹형’과 점포를 가맹점주가 갖고 있는 ‘완전가맹형’으로 크게 나뉘는데, 회사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완전가맹형이 전체의 60~70%”라며 “완전가맹계약을 한 점주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어렵게 인수한 점포들을 경쟁사에 빼앗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차준호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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