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오토스토어코리아 대표 인터뷰
'물류 자동화 시스템' 전문 기업

로봇이 한 시간에 상자 25개 운반 가능
롯데쇼핑 도입...쿠팡과도 논의
"소상공인들의 '물류 개인화' 시대 온다" [한경 엣지]

e커머스가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는 시대입니다. 소비자가 주문할 제품들을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피킹(picking)’과 ‘패킹(packing)’을 처리해 택배를 출고하는 물류창고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효율적으로 물류 과정을 처리하느냐가 각 e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이 됐습니다.

그런데 물류창고의 효율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찍이 깨달은 회사가 있습니다. 노르웨이의 로봇 기반 창고 자동화 시스템 기업 ‘오토스토어’입니다. 전신은 전자 부품 회사였던 하텔란드 그룹으로, 1996년 부품 창고를 본 경영진이 “우리 창고는 돈을 들여 공기를 보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복도와 층간 공간, 선반 간격 등을 줄여서 효율성을 높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렇게 만들어진 창고 자동화 시스템을 상용화하며 오토스토어가 세워졌습니다.

오토스토어는 현재 한국과 독일 등 30여개 국가에 진출해 있습니다. 주요 고객사는 월마트, 인텔 등입니다. 한국에서는 ‘손정의 픽’ 기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4월 손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오토스토어에 28억달러(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지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한 총 금액인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에 근접합니다. 오토스토어는 지난달 유로넥스트의 오슬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후 지난 2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분기 매출이 8470만달러(약 1009억원)로 전년 동기(4340만달러) 대비 95.2% 증가했습니다.

오토스토어는 지난해 한국 지사를 세워 국내로 진출했습니다. 현재 롯데쇼핑의 경기 의왕 및 부산 온라인 전용 배송센터에 오토스토어 시스템이 도입돼 있습니다. 신라면세점도 고객사이지요. 쿠팡과도 물류센터에 시스템 도입 관련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물류 개인화' 시대 온다" [한경 엣지]

핵심 상품은 ‘큐브형 스토리지’입니다. 물류센터에서 제품 보관부터 주문이 들어온 제품들을 한데 모으는 피킹 등 노동집약적이던 물류 과정을 상당 부분 자동화한 창고입니다. 위 사진처럼 스토리지 안에 제품별로 재고들을 ‘빈’이라고 부르는 큰 상자에 담아 층층이 쌓아놓습니다. 그 위를 로봇이 돌아다니다가,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각 제품들이 담겨있는 상자들을 꺼내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공간으로 이동시킵니다. 직원들은 특정 공간에서 대기하다 로봇이 가져오는 빈에서 제품을 꺼내기만 하면 됩니다. 오토스토어에 따르면 로봇 한 대는 1시간 동안 상자 25개를 직원 대기 공간까지 이동시켰다가 제자리에 놓을 만큼 빠르다고 합니다.
"소상공인들의 '물류 개인화' 시대 온다" [한경 엣지]

이 시스템에는 장점이 크게 두 가지 있다는 게 김경수 오토스토어코리아 대표(사진) 설명입니다. 우선 하나는 공간 활용도입니다. 쿠팡 등 국내 e커머스 다수는 피킹 과정에 사람을 씁니다. 인력들이 많으면 이들이 오갈 통로가 충분해야 합니다. 오토스토어는 이 공간들을 최소화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일반 창고 대비 공간 활용도가 4배”라고 주장합니다.

두 번째는 소규모 물류창고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류창고가 크면 상자를 수천 개 쌓아놓고 로봇을 여러 대 운영시키면 되고, 물류창고가 작으면 상자를 수백 개 쌓아놓고 로봇 한두 대로도 운영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김 대표는 “물류창고는 천장 높이가 7.5m 가량으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약 5평 정도의 작은 공간에도 오토스토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 등 소규모 e커머스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는 국내 배송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합니다. 속도는 물론 물량의 변동을 대비하는 안정성에 있어서도 웬만한 나라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빈틈이 있습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성장과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소수의 유통 대기업들은 물류 과정의 상당부분을 자동화했지만, 일부의 이야기일 뿐 아직도 물류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됩니다. 빠르게 배송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기계를 설치하기보단 사람을 투입하는 게 편리했기 때문이지요. 중소 e커머스들은 기술의 격차도 큽니다.

김 대표는 “물류 자동화는 온라인 쇼핑 시장의 큰 흐름이기 때문에 결국 대기업에서 소상공인들까지 전파될 것”이라며 “국내외 소형 e커머스들도 자체적인 물류 역량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물류 개인화’ 시대가 분명히 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경제신문의 실리콘밸리·한국 신산업 관련 뉴스레터 한경 엣지(EDGE)를 만나보세요!
▶무료 구독하기 hankyung.com/newsletter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