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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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이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내세워 새로 선보인 프리미엄 라면 '더 미식 장인라면'을 적극 홍보하는 가운데 해당 제품의 초반 흥행 여부에 대해 업계와 하림 측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의미 없는 판매량은 아니지만 빅히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하림 측은 "초도 물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림은 지난 28일 '더 미식' 브랜드 유튜브 채널에 '미식가 이정재의 일문일답 인터뷰' 제목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이정재는 "더 미식 장인라면은 처음 맛볼 때부터 확실하게 다르더라. 건더기 재료들의 맛이 국물에서 그대로 느껴졌다"며 자신이 모델로 나선 제품에 대해 호평했다. 이어 "버섯, 청경채, 재료들이 국물뿐 아니라 면과도 조합이 잘 맞아 면과 국물이 따로 노는 느낌이 없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고 얼큰한 맛도 좋았다"고 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하림 제공]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하림 제공]
하림은 이 제품을 출시할 때도 김홍국 회장이 직접 나서는 등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김 회장은 지난달 제품 출시 기념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직접 라면을 끓이며 "7년 전쯤 막내딸이 시중에 파는 라면을 먹은 후 입이 부어오르고 아토피 증상을 겪었다. 인공 조미료를 뺀 건강한 라면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에서 유기농, 신선 재료 등에 대한 수요가 뚜렷해 더 미식 장인라면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으로 본다. 내년부터는 수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내년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달 18일 하림은 더 미식 장인라면이 약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봉을 돌파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눈에 띄는 수준의 성과까지는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달에 300만봉 판매됐다는 수치가 아예 의미가 없지는 않다"면서도 "크게 히트를 친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특히 마케팅에 큰 공을 들이는 것에 비하면 성과가 다소 아쉬운 편"이라고 짚었다.
[사진=하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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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라면업계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품들은 특별한 마케팅 없이 그 이상의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삼양식품의 '까르보불닭볶음면'이 대표적이다. 별도 모델 기용 없이 출시 한 달 만에 1100만 봉이 팔렸다. 오뚜기 '참깨라면'도 출시 초기 한 달 판매량이 더 미식 장인라면과 비슷한 300만봉 수준을 기록했다. 이 제품도 별도 광고를 하진 않았다.

역시 관건은 '가격'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라면은 '저렴한 값에 먹는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한 봉지 2200원이란 가격은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미식 장인라면의 가격은 기존 프리미엄급 라면인 신라면 블랙과 진짬뽕(이상 1700원)보다도 약 30% 비싸다.

다만 하림은 출시 초반 판매 추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고가라 진입장벽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 수치로 볼 수 있단 얘기다.

하림 관계자는 "출시 약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0만 봉을 돌파했다. 1초에 한 봉지 이상 판매된 셈"이라면서 "초도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되면서 일부 판매 채널에서 물량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비자들 호응에 기존 2교대 생산라인을 3교대 근무 체제로 전환하고 생산라인 증설 검토 등 생산물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