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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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보험료가 또다시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손 보험료가 인상됐음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손실이 전망돼서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손해보험사의 일반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가입자의 보험료에서 사업운영비를 뺀 금액인 위험보험료는 9월 말 기준 6조3576억원으로 집계됐지만, 보험료 지급 정량에 도달하지도 못했다. 같은 기간 지급한 보험금은 위험보험료보다 약 2조원 더 많은 8조3273억원에 달했다.

위험손해율은 131%를 기록했다. 이는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 100만원을 받아서 보험금 지급에만 130만원 이상을 지급했다는 얘기다. 현재와 같은 적자 구조가 지속된다면 올해 손보업계의 실손보험 손실은 2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실손보험 계약 중 손해보험의 점유율이 약 82% 점을 감안하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합친 올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3조6000억원에 달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상품 판매 및 사업 운영이 지속되려면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올해처럼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과 '3세대' 신실손보험 상품의 보험료가 두 자릿수로 오를 경우, 내년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가입자는 50% 이상 인상된 보험료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과잉진료 등의 문제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만 실손보험 관련 손실이 3조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더 심각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사실상 비급여 진료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안이나, 당장 올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니만큼 보험료 인상 외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