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체 성신양회가 북한의 ‘전자기파(EMP)’ 테러나 태양풍 등에 따른 통신·전력 장애를 막을 수 있는 특수 콘크리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성신양회는 EMP 차폐 기능이 있는 특수 콘크리트를 개발해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방 기술이 뛰어난 미국 유럽 등도 EMP 차폐 기능이 있는 콘크리트를 상용화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콘크리트는 보통 콘크리트와 달리 철이나 구리 등 금속 성분이 들어간 골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자파를 거의 100% 차단한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수백 가지 금속 성분 골재를 분석하면서 전도성이 커 가장 전자파 반사효과가 뛰어나면서도 가성비가 좋은 물질을 찾아냈다”며 “개발에만 4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EMP 차폐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은 2017년 북한이 6차 핵실험에서 초강력 핵 EMP 공격을 가해 남한의 모든 전력망과 통신망, 금융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 계기가 됐다. EMP 공격은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파괴시키고 정전, 통신 두절 등 피해가 발생하는 데다 주요 무기의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다. 성신양회 측은 EMP 공격뿐만 아니라 태양 표면의 흑점 폭발로 발생하는 태양풍에 따른 통신 장애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일반 철근 콘크리트의 전자파 차폐 성능은 10~20dB(전자파 단위) 이하로 EMP 차폐 기능이 없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EMP 차폐 콘크리트는 벽체 두께 100㎜에서 40~55dB, 200㎜에서 55~70dB, 300㎜에서 80dB 이상 차폐 성능을 보인다. 성신양회 측은 “80dB는 사실상 100% 차폐를 의미한다”며 “이 특수 콘크리트를 사용하면 EMP 테러나 태양풍 등에 따른 피해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 라디오 등 사실상 모든 종류의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철현 성신양회 기술연구소장은 “새롭게 개발된 EMP 차폐 콘크리트 기술은 군사시설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며 “특히 국가통신망, 방송국, 철도 관제 및 발전소, 금융 네트워크 등의 정보통신 기반 시설이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전자기기가 많은 대형 병원 등을 EMP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또 “미국 유럽 등이 주도하는 EMP 차폐 기술의 국산화로 보안 기술의 수입 대체 및 기술 수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