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 등에 힘입어 국내 은행들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이미 작년 한 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3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19개 국내 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5% 늘어난 1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전체 당기순이익(12조1000억원)보다 3조4000억원이나 더 많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각각 5조원대를 기록한 1, 2분기보다는 순이익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HMM 전환사채(CB)의 전환이익 등 비경상적 요인으로 당기순이익이 2조2000억원 급증한 산업은행을 제외해도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조9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조1000억원 늘었다.

이는 대출자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이익이 크게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은행은 3분기 이자 이익으로 전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한 11조6000억원을 거둬들였다.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2조9000억원 늘어난 33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자 이익에서 조달 비용 등을 차감한 금액을 자산으로 나눈 순이자마진(NIM)은 1.44%로 작년 3분기보다 0.4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80%포인트를 기록해 작년 3분기 대비 0.4%포인트 확대됐다.

3분기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1000억원 감소한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건전성이 양호한 데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한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