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마음 훔칠래" 유통업계, 메타버스·게임 속으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와 함께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심리를 겨냥한 유통업계의 마케팅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가 공들이고 있는 마케팅 전략은 ‘협업’이다. 다른 업계와 협업해 이색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등 다양한 ‘콜라보 마케팅’이 활발하다.

○가상현실에서 재미 요소 강화

편의점 CU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빙그레와 손잡고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펼친다. 제페토 편의점이 Z세대의 신개념 쇼핑 놀이터로 떠오르자 가상현실 편의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 요소를 강화했다. 제페토 CU 편의점에 방문하는 아바타가 진열된 바나나맛우유를 누르면 빨대가 상품에 꽂히는 특수모션 등을 적용했다.

CU와 빙그레는 이번 협업을 통해 편의점 대표 스테디셀러인 바나나맛우유가 제페토에 방문하는 외국인 이용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제페토 CU 매장을 이용하는 유저의 90% 이상이 외국인”이라며 “제페토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 효과를 분석해 앞으로 지속적인 협업 사례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MZ 마음 훔칠래" 유통업계, 메타버스·게임 속으로
식품업계에서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활용한 협업이 활발하다. 도미노피자는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와 협업했다. 잔망루피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에 등장하는 분홍색 비버 캐릭터인 ‘루피’의 부가 캐릭터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MZ세대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자체 캐릭터 ‘도디’와 잔망루피가 함께 등장하는 소셜미디어 콘텐츠의 첫 에피소드를 도미노피자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선보였다. 첫 출근 하는 도미노피자 직원 잔망루피와 못하는 게 없는 도미노피자 점장 도디의 스토리를 담았다.

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친근하고 밝은 이미지를 전달하고, 소셜미디어 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작가와 이색 협업도

"MZ 마음 훔칠래" 유통업계, 메타버스·게임 속으로
이마트도 인기 모바일게임 ‘쿠키런: 킹덤’과 손잡고 이색 마케팅을 펼친다. 이마트 앱 가입 시 이마트 쇼핑카트와 인기 게임 캐릭터 ‘설탕노움’으로 구성된 이마트 단독 데코 아이템 ‘마음까지 담는 노란 카트’를 제공한다. ‘쿠키런: 킹덤’에 1주일간 매일 접속하면 ‘마음까지 주는 곰젤리 계산대’ 아이템도 추가로 준다. 제휴 기간에 협업 상품을 구매하고 이마트 앱으로 포인트를 적립하면 추첨을 통해 게임 내 다양한 아이템과 이마트 5000원 할인권을 지급한다.
"MZ 마음 훔칠래" 유통업계, 메타버스·게임 속으로
마켓컬리는 작가들과 협업했다. 웹사이트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김영하 김중혁 김겨울 장류진 등 베스트셀러 작가 4명의 글을 읽을 수 있는 협업 캠페인 ‘Love Food, Love Moments’를 이달 23일까지 진행한다. 일상적인 음식에서 느끼는 삶의 감정을 작가들 특유의 감성을 통해 공감할 수 있도록 기획한 캠페인이다.

김영하 작가는 ‘좌절에는 토마토’라는 제목의 글을 선보였다. 누구나 경험하는 좌절의 감정을 토마토소스를 만들며 이겨내는 내용을 특유의 담백한 문체를 담아 썼다. 김중혁 작가는 ‘두부의 희열’을 주제로 부드럽지만 단단한 두부가 가진 힘을 두부와의 대화라는 감각적인 설정을 통해 설명한다. 김겨울 작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당근과 분노를 주제로 ‘분노의 당근 파티’라는 작품을 올렸다. 장류진 작가는 ‘치유의 감자’란 작품을 내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와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협업 마케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