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배달 앱 서비스 ‘땡겨요’를 다음달 출시한다. 국내 금융회사가 배달 중개 서비스에 뛰어드는 첫 번째 사례다. 배달 서비스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금융업에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2일 배달 앱 땡겨요의 정식 서비스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강남 지역의 1만여 개 가맹점을 모아 배달 서비스에 들어간 뒤 내년에는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신한은행의 배달앱 사업은 지난해 12월 최장 3년간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았다. 땡겨요라는 이름에는 소비자가 경험을 나누고 혜택을 얻는다는 뜻과 소상공인이 단골을 끌어당긴다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이 프로젝트에 140억원을 투입했다. 그럼에도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내부에 “배달서비스 자체로 ‘돈 벌 생각’은 않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맹점으로부터 앱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고, 중개 수수료도 공공 배달앱 수준으로 적게 받기로 했다. 기존 배달앱이 과도한 수수료로 논란을 빚는 가운데,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이고 금융사로서의 사회적 기능은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사업 과정에서 얻게 될 각종 데이터에 사업 성패를 걸고 있다. 라이더의 소득정보와 소비자의 결제 정보 등을 얻어 본업인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차량 공유 사업으로 출발해 배달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고 금융서비스에도 뛰어든 동남아시아의 ‘그랩’과 마찬가지로 소매금융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배달대행 플랫폼 생각대로(로지올)와 손잡고 라이더의 배달 수행 정보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를 하는 ‘라이더 전용 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새 디지털 금융 사업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NFT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은행의 해외 송금 등에 적용할 수 있고, 법정화폐에 연동되는 특성상 안정성이 높다. NFT를 은행 신탁 사업에 접목하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랩장은 “스테이블코인은 기술 검증을 진행 중이고, NFT는 기술검증을 완료했다”며 “법적 검토 등 충분한 검증을 거쳐 사업화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빈난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