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난달 미국에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서 혼다를 제치고 5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제네시스 美 판매 신기록 질주…현대차·기아, 올해 혼다 넘는다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달 미국에서 53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402.8% 급증했다. 올 6월 미국에 출시된 GV70가 1869대 판매되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GV80도 1505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제네시스를 포함해 현대차 전체로는 6.2% 늘어난 6만2061대를 판매했다. 투싼(9735대), 팰리세이드(8670대), 아반떼(8446대) 등의 순으로 많이 팔렸다. 현지에서 처음 출시한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판매량도 1848대로 시장성을 입증했다. 기아의 판매량은 5만2067대로 7.2% 줄었다. 텔루라이드(7695대) K3(7523대) K5(7427대) 등이 모두 7000대 이상 팔리며 선전했다.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은 11만4128대로 0.4% 줄었다. 그러나 업계 평균 20%가량 판매가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날 판매 실적을 발표한 도요타(-28.6%) 혼다(-23.5%) 스바루(-40.0%) 마쓰다(-14.1%) 등 일본계는 모두 두 자릿수 이상 판매가 급감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수소차,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판매량은 총 1만1466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21.8% 급증했다. 투싼 하이브리드가 2208대로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역대급 판매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혼다를 추월해 5위에 오를 전망이다.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현대차·기아는 128만9608대를 판매해 혼다(127만6507대)를 1만3000대가량 앞서고 있다.

현대차는 4분기 딜러 인센티브를 줄이고 제네시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 차종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판매담당 수석부사장은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며 “계속되는 공급망 이슈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탄탄해 연말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