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발란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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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명품 쇼핑몰이 너도 나도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온라인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게 낯설던 소비자에게도 인지도를 높이면서 실제 거래액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명품 쇼핑몰 발란의 경우 새 광고모델 김혜수가 출연한 신규 캠페인을 시작한 10월 거래액이 전년 동월보다 600% 급증한 46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521억원)의 90%가량이 한 달 만에 거래된 것. 올해 상반기 거래액(1000억원)과 비교해도 뚜렷한 증가세다. 김혜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발란을 인지하고 방문한 소비자 연령대가 기존 20~30대에서 40~50대로 높아지면서 거래액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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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은 지난달 1일 김혜수가 등장하는 '산지직송'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 결과 10월 순방문자(MAU)는 전월보다 48% 급증한 517만명에 달했다. 월평균 증가율이 기존 15%에서 세 배 수준으로 뛴 것이다. 아울러 주간 거래액은 125억원을 돌파하며 지표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10월 어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횟수 역시 전년 동월보다 1746%, 신규 가입자 수도 1351% 뛰었다. 9월과 비교해도 다운로드 횟수와 신규 가입자수가 각각 93%, 190% 증가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플랫폼과 배우의 시너지 효과로 10월 461억원의 거래액을 달성했다"며 "지난달 10일 TV 광고 송출 이후 경쟁사와의 검색어 트렌드(쿼리) 추이에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톱스타 효과를 누린 것은 다른 온라인 명품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입지를 굳히기 위해 업계가 올 하반기 앞다퉈 '빅모델'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사진=캐치패션
사진=캐치패션
온라인 명품 플랫폼 캐치패션은 9월 말 배우 조인성을 기용해 캠페인을 이어가면서 신규 가입자 수와 이용자가 치솟았다. 10월 신규 가입자 수는 광고전보다 183% 뛰었고, 10월 MAU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2% 급증했다고 전했다.

9월 김희애와 김우빈을 새 모델로 기용한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 역시 9월 앱 설치율이 전월보다 256% 급증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9월 거래액이 전월보다 42억원 증가했고, 10월에도 40억원 추가로 늘어나는 흐름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사진=트렌비
사진=트렌비
한 발 앞서 8월 배우 주지훈이 광고모델로 나선 머스트잇 또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첫 TV 광고를 시작한 8월20일부터 한 달간 거래액이 32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두 달여 간 누적 거래액이 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거래액(2500억원)의 3분의 1가량이 발생한 것. 이달에는 거래액이 50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쇼핑몰들이 이같이 톱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것은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기업들에 수백억원씩 외부 투자가 몰린 결과다. 8월에는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가 2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9월엔 발란이 32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사진=머스트잇 캡쳐
사진=머스트잇 캡쳐
이에 힘입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은 확연한 성장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면세점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명품 구입의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빨라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약 1조595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10.6%)로 올라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력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온라인 쇼핑과 해외 직구(직접구매)에 익숙해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에 상대적으로 열려있다. 기업들이 톱스타를 광고에 기용하며 온라인 명품 구입을 꺼리던 소비자에게도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