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리 인상 시사한 한국은행…내년 1월 추가 인상 유력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면서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1월에 추가로 인상에 나서는 등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 1.75%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오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연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회의로 다음 결정 회의는 내년 1월에 열린다.

지난달 금리를 동결한 한은은 이달에는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11월 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수차례 인상을 시사했다. 치솟는 물가를 제어하고 빨라지는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임지원·서영경 금통위원이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제시한 것도 인상 배경을 뒷받침한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통하는 주상영 금통위원을 제외한 6명의 위원이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의견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은 내년 1분기 추가 인상도 저울질하고 있다. 여론 향배에 예민한 대선(3월9일)을 앞둔 2월 금통위보다는 1월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의 여러 고위 관계자들은 “거시경제를 비롯한 종합적 여건을 볼 때 내년 1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까지 올리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는 한은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면 시장 충격이 상당할 수 있고, 빅스텝에 나서면 통화정책이 시시각각 변하는 거시경제 여건에 적절히 대응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내년 1분기 이후 통화정책 흐름은 미지수다. 이 총재 임기가 내년 3월 말 끝나는 데다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통하는 임지원 금통위원 임기도 내년 5월에 끝난다. 차기 총재와 금통위원 성향에 따라 통화정책 향방이 바뀔 수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한은이 내년 1분기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추가 인상해 내년말엔 연 1.5~1.75%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한은이 금리를 11월과 내년 1분기, 4분기에 한 차례씩 올려 내년 말 기준금리가 연 1.5%로 예상된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리면 이에 대응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년 말 연 1.75%까지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