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마을 77개 한우 농가, 생산·가공·유통 직거래로 작년 250억 매출
유통 조직 중 첫 사회적기업 인증…교육농장·기부재단 등 사회공헌 실천

"농가는 제값에 소를 팔고, 소비자는 저렴하게 한우를 맛보는 대중화가 되어야 합니다.

"
나종구 홍천한우 사랑말 영농조합법인(이하 사랑말 한우) 대표는 "한우 대중화는 한우 시장을 살리는 길"이라며 "한우 시장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것이 조합이 추구하는 길"이라고 사랑말 한우를 소개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한우의 날(11월 1일)을 앞두고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5개 마을(성동 1·2리, 북방 1·2리, 화동리)에서 소를 키우는 농부들이 한우 생산부터 가공, 식당까지 '완전 직거래'를 실현, 매출 세를 이어가 화제다.

사랑말 한우는 이들 마을에서 생산한 한우 브랜드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영농조합이 전국 한우 유통 조직 중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은 데는 '농가는 소를 판 이익 이외 이익은 가져가지 않는다'는 운영방식 때문이다.

조합 개개인의 통장을 불리는 것보다 소비자 가격을 낮춰 한우 대중화 문턱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사랑말 한우는 2005년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하나로 출발해 준비 과정을 거쳐 2008년 35개 농가(당시 사육두수 약 1천두)가 수입 소고기 진출에 맞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사업 초기 제대로 된 소득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나 대표의 농민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농가소득 보장과 한우 대중화, 지역사회 공헌 실현 등 3가지 목표에 집중했다.

이 결과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로 이어졌고, 현재 77개 농가가 약 5천두를 사육하는 어엿한 법인으로 성장했다.

조합의 성공은 사료와 한우 생산, 육가공, 식당까지 자체 브랜드로 이어지는 온전한 직거래 완성이 배경이다.

2010년 자유채식 방식의 완전배합사료(TMR) 공장을, 2012년에는 농가 직영 정육점과 식당을 만들었다.

농가는 솟값이 폭락해 제대로 가격을 보전받지 못함에도 소비자 가격은 여전히 비싼 데 대한 대안이었다.

여기에 2013년 육가공 공장까지 지었고, 1∼3차를 합친 6차산업 실현에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의 우수사례 금상, 다음 해 전국 직거래 유통업체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지역의 한우 사육기반을 튼튼히 하고, 농가소득을 보장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냈다.

조합의 한우 매입 시스템도 주목을 끌 만하다.

전국 최고 수준의 매입가격을 위해 가격이 가장 높은 날을 기준으로 경매가를 적용했다.

또 1등급 이상 한우는 평균 42만원, 무항생 한우에는 두당 10만원을 주는 등 다양한 장려금도 도입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이를 통해 사랑말 한우 조합원들은 전국농가보다 평균적으로 두당 120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등급' 이상 출현율은 54.9%를 기록, 한우 품질도 전국 평균(23.2%)을 크게 앞섰다.

또 법인의 이익을 배당해 주지 않는 대신 6억원의 생산안정 기금을 마련했다.

솟값 폭락 시 소규모 농가가 폐업하는 사례가 많아 자체 기금을 적립해 기준가격 이하로 내려가면 보상해 준다.

직접 운영하는 정육점 판매 가격은 전국판매가와 비교해 약 20% 저렴하게 책정해 식당은 연간 25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다.

남은 돈은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환원해 취약계층과 출산 산모에게 한우를 제공하는 한편 장학금 등으로 매년 7천만 원이 넘는 나눔을 실천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주변 농가 농산물 판매 로컬푸드 센터와 마을 공동체 실현을 위한 복합문화센터를 건립하고 70명의 정규직 일자리도 만들어 지난해 청년 친화 강소기업과 강원도 사회적 경제 선도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저등급 한우와 다산 한우를 위해 '드라이에이징'(dryaging)이라는 새로운 부가가치로 지속 성장의 기반도 만들었다.

공기 중에 50일 이상 건조하고 바람과 효소의 작용으로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자 홍천군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사랑말 한우는 올해 말 기부재단을 설립해 체계적인 지역사업과 소비자를 위한 프리마켓, 농업고교에 실습장을 만드는 등 교육농장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나 대표는 "한우산업이 살려면 소비자가 여러 부위 맛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 최대한 저렴한 가격 유통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수입 소고기 물량 공세를 극복하는 한편 한우 시장을 살리고자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갖추는 데 온갖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통 지역경제] 홍천 사랑말 한우 '완전 직거래' 실현으로 대중화 앞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