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이 반도체 정밀화학 기업인 엔씨켐을 인수하며 반도체 첨단소재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올해 창립 97주년을 맞아 글로벌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강호성 삼양사 대표, 윤재엽 삼양홀딩스 대표, 이창민 엔씨켐 대표, 박진수 크레센도 박진수 부대표(왼쪽부터)가 29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제공
강호성 삼양사 대표, 윤재엽 삼양홀딩스 대표, 이창민 엔씨켐 대표, 박진수 크레센도 박진수 부대표(왼쪽부터)가 29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삼양홀딩스 제공
삼양그룹 지주사인 삼양홀딩스와 엔씨켐은 29일 엔씨켐 주식 13만3000주(지분 49.92%)를 약 57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윤재엽 삼양홀딩스 윤재엽 대표와 이창민 엔씨켐 대표 및 엔씨켐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의 박진수 부대표가 참여했다.

삼양홀딩스가 이번에 인수하는 지분 49.92%는 크레센도와 이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다. 삼양홀딩스는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승인 후 연내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양홀딩스에 따르면 지분 인수 후에도 이 대표 체제를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켐은 2008년 설립된 반도체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PR) 소재 전문업체다. 감광액 생산에 필요한 폴리머(중합체) 및 광산발생제(PAG)를 주력 생산한다. 지난해 582억원의 매출을 올린 엔씨켐은 해당 분야의 선두권 업체로 꼽힌다.

이번 계약은 삼양그룹과 엔씨켐, 크레센도가 국내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반도체용 정밀화학 소재산업 육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사됐다. 크레센도는 글로벌 전자결제 업체 페이팔의 창업자인 피터 틸이 설립한 사모펀드로,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근간이 되는 소재산업 육성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며 “삼양그룹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첨단산업용 소재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국내 첨단산업과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창립 97주년을 맞은 삼양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올 초 사업 구조 고도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과 글로벌 시장 비중 확대를 목표로 중장기 성장전략 ‘비전 2025’를 수립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도약의 발판으로 △헬스앤드웰니스 산업용 소재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용 소재 △친환경 소재 사업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앞서 삼양그룹은 정밀화학을 기반으로 한 정보전자소재 사업에 2005년 진출해 삼양EMS(현 삼양사 EMS BU)를 2006년 설립했다. 삼양사 EMS BU는 LCD 디스플레이 생산에 쓰이는 컬럼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감광액용 광개시제, 디스플레이 및 터치패널 제조에 필요한 오버코트 등을 판매 중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