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택배노조, 원청 아닌 대리점과 교섭…택배갈등 숨통 틔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전국택배노조)이 부분 파업 등 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소속 택배노조는 택배대리점연합회와 교섭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원청인 택배사와의 교섭을 고집하는 대신 대리점주와 교섭에 나선 것이다. 교섭이 타결될 경우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택배 갈등 해결에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동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 택배산업본부(택배산업본부)는 지난 25일 택배대리점연합회와 기본(예비) 단체교섭에 들어갔다.

최승환 택배산업본부 사무국장은 "좋은 쪽으로 (얘기) 해보자는 의견이 맞아 어느 정도 협의가 진척됐다"며 교섭 중임을 확인해 줬다. 김종철 대리점연합회장도 "개별(택배사별) 교섭은 무리가 있어서 지역, 서브 지점 단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내용은 추후 협의하기로 했으며, 1차 교섭에서는 교섭 횟수, 교섭 위원 운용 등 방법론에 대한 큰틀의 합의가 있었다.

이는 전국택배노조처럼 원청인 CJ대한통운과의 교섭만을 강행하는 대신 대리점과 교섭에 나서겠다는 방침으로 보여 추후 양 노조 간 교섭의 방향이 완전히 갈라졌다고도 풀이된다.

김종철 대리점연합회장은 "주요 쟁점 사항은 이미 사회적 합의로 상당부분 개선이 됐다"며 "전국택배노조에서도 얘기하는 '3종 세트(현안)' 정도에 대해서 협의를 하게 될 듯하다"고 전망했다. 3종세트란 노조 사무실 제공, 전임자 인정, 조합비 공제(체크오프)를 말한다. 김 회장은 "이르면 11월 내 교섭 타결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에서는 전국택배노조 조합원이 다수지만, 롯데나 한진택배의 경우엔 택배산업본부 조합원이 더 많다"며 "한국노총과 대리점주 간 교섭이 타결돼 원활하게 업무가 진행될 경우, 원청 택배사와 직접 교섭을 주장하는 전국택배노조 입장에서도 압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