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관리대책에 '희비교차'...은행 '맑음' 증권 '흐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은행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이 나왔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금리 인상 기회로 활용할 수 있고, 내년 은행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도 해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수혜는 은행업종이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정부는 은행이 과잉 대출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대출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있다"며 "또 금융 혁신의 속도를 조절해 부채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규제로 인해 고속 성장하던 가계대출의 증가율이 하락하겠지만, 잔액의 감소가 아닌 증가 속도의 둔화라는 점에서 우려 요인이 아니다"라며 "양적 충격을 야기하지 않는 수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건전한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당국의) 현실적 목표 수립 및 시행은 내년 은행 실적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인다"며 "내년도 자산 성장 전망 유지를 바탕으로 은행업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방안이 투자 수요를 줄여 증시 및 증권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2030세대가 신용대출을 기반으로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던 점을 고려하면 대출 규제 강화가 신용대출 위주로 진행된 점은 증시 및 증권업에는 부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앞서 26일 가계부채의 관리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의 시행 시기를 애초보다 앞당기고, 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계부채 보완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