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을 매각하는데 끝내 실패했습니다. 어디에도 팔지 못한 채 정리에 들어가는 수순인데요.

회사 측은 희망퇴직을 권장하는 동시에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부분 매각도 아닌 '청산'인 만큼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노조는 강력한 반발을 예고 중입니다. 보도에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최종 결론은 부분 매각도, 전체 매각도 아닌 청산이었습니다.

한국씨티은행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소비자금융의 '단계적 폐지'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월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13개 국가의 소비자금융 사업 출구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후 꼬박 반년 만입니다.

적어도 3~4곳의 금융사와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직원들의 고연봉 문제와 최근의 대출 규제 조치 등이 장애물이 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최종 결론이 청산으로 매듭지어지면서 대규모 실직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씨티은행의 임직원은 약 3,500명. 이중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 수는 약 2,500명, 무려 70%에 달합니다.

회사 측이 잔류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는 행내 재배치 등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지만,

임직원 전체의 70%에 달하는 소비자금융 부문 임직원들을 모두 고용할 수는 없는 실정인 겁니다.

소비자금융 부문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한국씨티은행 소비자금융부문 관계자: 직원들이 내가 (희망퇴직) 선택을 했을 때 어떻게 되나, 안 했을 때 남아서는 또 나의 근로조건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등 너무 복잡한 것들이 많이 엮여있는 상황이라서….]

2012년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소비자금융을 접은 HSBC도 소비자금융 직원의 90%, 약 200여 명을 명예퇴직 형식으로 구조조정 한 사례가 있습니다.

한국씨티은행 노조는 청산에 대한 강력 반발을 예고하고, 내일 국회에서 소비자금융 청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2004년 한미은행과 합병하며 탄생한 한국씨티은행.

압도적인 해외 금융 네트워크을 앞세워 인기를 끌었던 과거를 뒤로하고, 이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배성재기자 sjbae@wowtv.co.kr
소비자금융 끝내 청산…씨티은행, 대규모 구조조정 현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