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안 부러운 50억 `아리팍`…1년 수익 따져봤더니 [부터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서울 집값이 주춤해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18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로 전주 대비 상승폭이 다소 줄었습니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나타내는 아파트매매 수급 지수도 101.6포인트에 그쳐 벌써 6주째 내리막입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도 집값 상승이 꺾였다거나 하락이 시작됐다는 속시원한 전망을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금 적은 목돈으로도 내집 마련의 기회가 찾아오는 걸까요? 내 집은 어떤 조건을 따져 구해야 손해를 피할 수 있을까요? 김경필 플랜앤하우투 대표와 함께 사회초년생이 알아둘 아파트 시장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 "금리 영향은 미미해…대출 규제가 핵심"

큰 자금을 준비해야하는 아파트 매매에서 대출은 빠지지 않는 자금조달 수단입니다. 이때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대표적 지표가 금리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8월입니다. 연 0.25% 포인트 올려 연 0.75% 금리가 적용 중입니다. 이 바람에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 연 3%를 넘어서기 시작했죠. 한은 이주열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내달(11월)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집값에 주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금리인상 다음 달인 지난 9월 둘째주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4%로 오히려 상승폭을 키웠습니다. 이에 대해 김경필 대표는 "최근 몇 년간 기준금리 하락폭에 비하면 올해 인상폭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금리는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합니다.

김 대표는 이어 "기준금리보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반짝 집값 상승폭이 줄어들고 매수하려는 심리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집값 상승폭이 둔화되는 시점도 정부와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대출 규제 방침과 맞물립니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막고, 전세대출도 증액범위로 좁힌 결정으로 이달들어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둔화된 겁니다.

김 대표는 이런 대출 규제가 대형 고가아파트보다 저가아파트 실수요자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가령 5억원으로 오른 집을 팔아서 대출을 끼로 10억 원 아파트로 갈아타려던 사람들이 자금을 마련하기 어렵게 된 여파가 연쇄적으로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겁니다. 김 대표는 다만 "기준금리도 끝없이 올릴 수도 없고 내년에 대출은 재개될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반짝 가격이 정체된 시점을 활용할 만 하다고 전망했습니다.

● 전망 좋다고 계약 마세요…내집 마련 전 확인할 4가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손해없이 집을 구하려면 어떤 것들을 확인해야 할까요? 김 대표는 아파트는 아파트 실거래가 사이트를 이용한 손품, 현장 답사 등을 나설 때 덜 오른 좋은 주택을 찾는다면 △사용가치(입지, 신축 여부) △투자가치를 꼭 따져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김 대표는 "집은 매일 쓰는 물건이라 사용하기 편하면 당연히 비싸기 마련"이라면서 전세가율이 낮은 지역을 우선 고려해볼 것을 제안합니다. 더 가치 있는 집을 확인하는 기준은 중요도 순으로 이웃(환경), 학원가(학군), 교통, 일자리 접근성으로 흔히 알고 있는 `탁 트인 전망`은 가장 나중에 고려해야 합니다. `한강변` 혹은 `좋은 전망`이 붙은 매물도 앞서 말한 4가지 조건이 모두 갖추어야 제값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말은 전망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앞선 4가지 조건을 누릴 수 있다면 좋은 값에 집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 50억 기록한 아크로리버파크…가격 계속 오르는 이유

한강변 아파트 대장주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9월 44평 주택 한 채에 50억 원의 신고가를 쓰기도 했죠. 같은 시점 서울 전역 아파트 평균 가격은 11억9천만원(9월 기준)까지 올랐습니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에서 사상 처음 3.3㎡당 1억원을 넘긴 반포 아크로리버파크입니다. 지난 9월 112.96㎡(45평형) 기준 매매가 50억에 거래될 만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고, 월세 기준으로 바꿔도 보증금은 12억원, 매달 540만원씩 내는 거주자도 있습니다.

김경필 플랜앤하우투 대표는 이러한 고가 아파트 가격은 투자 가치로 따져보면 여전히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계산해 본 아크로리버파크 84.9㎡(34평형) 반전세 거래 금액 평균인 보증금 10억원, 월세 330만원인 주택의 수익률은 웬만한 투자 상품 못지 않습니다. 모두 월세로 전환했다고 가정(전환율 2.5%)하면 연간 6,46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고, 부쩍 불어난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1,300만원을 내더라도 올해에만 5,160만원의 수익을 얻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1%를 밑도는 시중은행 정기예금보다 낫고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수익률보다 낫습니다. 웬만한 빌딩 한 채에 육박하는 40~50억 아파트이지만, 매매 차익을 제외하고도 따박따박 수익이 남으니 큰 손들에겐 이만한 선택지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아파트 거래가 둔화되고는 있지만, 모두가 원하는 좋은 입지의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정말 이대로 대출 규제가 이어진다면 정부 바람대로 집값 안정을 기대할 수 있는 걸까요? 시장 열기는 한풀 꺾였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아직 없습니다. 수 년째 정책 실패를 경험한 서민들에게서 `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완전히 걷어내려면 조금 더 많은 지표와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https://youtu.be/C-L8AMfz_Ng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