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부문대표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부문대표
최근 부동산업계에서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없던 회사들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프롭테크(Proptech) 스타트업, 플랫폼 회사 등이다. 부동산 업계는 격변의 시대를 맞았다. 더는 ‘OO건설’ ‘OO설계’ ‘OO자산운용’ 같은 회사만 있는 게 아니다.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출로 부동산 업계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의 새 플레이어들은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고 흩어진 공간을 통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간에서 새 부가가치를 찾아내고 있다.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더 많은 가치를 발굴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주차장이다. 지금까지 주차장은 임차인이나 방문 고객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 진출한 플랫폼 기업의 시각은 다르다. 주차장을 ‘모빌리티(Mobility) 비즈니스를 위한 플랫폼’으로 새로 정의했다. 단순히 주차 요금만 받는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얘기다. ‘플랫폼’으로 재정의된 주차장은 과거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웠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함께 하고자 한다. 2019년 새로운 공간 비즈니스를 찾고자 사내에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 바 있다. 실제 ‘디어스(Dears)’라는 코리빙(Co-living)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디어스는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공간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도전이다. 계약 구조를 유연화하고 사적 공간과 공용 공간에 각각 최적화된 서비스로 시장의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는 제2, 제3의 디어스를 발굴하고자 ‘공간에 대한 이지스적 생각 공모전’을 열었다.

물론 몸에 밴 관성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다. 현재 업무를 계속 맡으면서 새로운 업무도 발굴하자는 건 과욕일 수 있다. 그래서 이지스는 직원들이 새로운 미션에 도전하도록 하고자 ‘넥스트(NEXT) 프로그램’을 최근 도입했다. 기존 업무를 떠나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고, 사내외 스타트업·플랫폼 기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딴짓’을 하는 직원을 찾아 응원하고 보상해주겠다는 것이다.

이지스는 투자·자산관리 등 기존 업무에서 쌓은 노하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데 도전하는 직원들이 민첩하고 유연하게(Agile) 일하는 환경을 갖추려 한다. 아직은 출발에 불과하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불투명하다. 하지만 격변의 시기에 새로운 꿈을 꾼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