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인터뷰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농사·발전' 영농형 태양광 보급
물 얕게 대고 자주 빼주는 신농법
농가에 인센티브 줘 참여 유도
저메탄 축산사료 등 연구도 활발

0.8%인 밀 자급률 2025년 5%로
우유값 결정체계 연말까지 개선
AI방역·계란수급 차질없게 할 것
 허문찬 기자

허문찬 기자

“농축산업에서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동참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선 정부와 농민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정부는 탄소 저감 농가에 직불금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서울 여의도 옛 잠사회관 사무실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탄소중립 방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김 장관은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모두 없애기는 어렵지만 농법과 축산 사료를 개선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만난 사람=박준동 정책·국제부문장

농업 분야에서도 적잖은 탄소를 배출한다. 연간 약 2200만t으로 전체의 3.2% 정도다. 벼 재배 등 경종농업에서 1180만t, 축산에서 940만t, 농기계 등 에너지 분야에서 100만t 등이 발생한다.

김 장관은 농업 분야에서 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관련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의 R&D 예산은 올해 280억원이지만 내년엔 471억원으로 늘어난다. 구체적으로는 벼농사 때 발생하는 탄소 저감을 위해 물을 덜 쓰는 농법과 저메탄 축산 사료 등을 연구하고 있다. 김 장관은 “논에 물을 채워놨을 때 미생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최대한 물을 얕게 대고, 자주 물을 빼주는 방식의 농법 개선이 필요하다”며 “전북 김제평야의 논에서 관련 실증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유인책도 고심하고 있다. 김 장관은 “저탄소 농법에 참여하는 농민에게 직불금을 주는 방식 등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배출권 거래 시장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추진되면서 확대되고 있는 농촌 태양광은 무분별한 설치를 막겠다고 밝혔다. 특히 산림 훼손으로 인한 산사태 등의 문제가 불거진 산림 태양광에 대해서는 “산림 태양광 설치 기준을 경사 25도 이하에서 15도 이하로 강화해 완만한 곳에만 설치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농지를 태양광 패널로 덮는 방식의 개발을 지양하고 농사와 발전을 함께 할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 위주로 보급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장관은 한국의 식량 안보 수준과 관련해선 “식량 부족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공고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일부 국가가 곡물 등의 수출입을 통제한 사례를 보면 식량 안보 수준을 좀 더 높일 필요가 있다”며 “자급률이 낮은 밀과 콩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이 32㎏으로 쌀 소비량(57㎏)의 절반이 넘는 밀 자급률을 현재 0.8%에서 2025년 5% 수준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김 장관은 “밀 재배 단지에서 국내 품종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것”이라며 “수입 밀과 구분되는 우리 밀만의 특성이 드러나는 통밀빵 등이 개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생산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가격이 오르는 우유의 가격결정체계를 연말까지 개선하겠다고 했다. 그는 “국산 원유(原乳)를 주로 쓰는 흰우유 소비는 감소하는데, 치즈 등 유제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수입 유제품 비중이 지난해 51.9%까지 높아졌다”며 “우유 회사들이 L당 1000원이 넘는 국산 원유로 치즈를 만드는 대신 원가가 L당 400원인 수입 치즈를 판매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원유 가격이 높은 이유로는 생산비 증가분에 연동해 가격이 오르는 ‘원유가격연동제’와 원유 공급량을 보장해주는 ‘쿼터제’를 꼽았다. 김 장관은 “2026년 유제품 관세가 폐지되면 가격 경쟁력이 없는 국내 낙농산업은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 방안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올겨울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농가의 자율 방역 수준을 높여 예방적 살처분 예외를 적용하고, 일정 범위 밖에서는 동일 축종만 살처분토록 하는 등 방역과 수급을 모두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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