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사진=연합뉴스]
1세대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인수전이 CJ ENM과 SM엔터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간 단독 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 중인 SM엔터 인수·합병(M&A)을 두고 유력 후보였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추가 협상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카카오엔터와 경쟁을 벌이던 CJ ENM가 유일하게 SM엔터 최대주주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측에 새 인수 제안을 제출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사실상 CJ ENM이 단일 인수후보로 뛰어 올라 이 총괄프로듀서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 대상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SM엔터 지분(18.72%)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19.37%다. SM엔터의 시가총액이 약 1조8300억원(15일 기준) 수준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지분의 가치는 시가 기준 약 3544억원 수준이다. 시장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하면 약 5000억~6000억원까지 가치가 뛸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까지 양 측의 인수 구조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거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총괄 프로듀서가 매각가를 극대화하는 것 외에도 회사 매각 이후에도 본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CJ ENM이 이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동시에 자사의 음악사업부문을 분할해 SM엔터와 합병한 후 이 총괄프로듀서가 일정기간 경영을 맡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소녀시대 /사진=SNS
소녀시대 /사진=SNS
CJ그룹 내 SM엔터 인수 의지도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CJ ENM은 tvN, Mnet을 비롯한 16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SM엔터 소속 아티스트와 지적재산권(IP)등을 활용한 컨텐츠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자사의 OTT서비스 '티빙(Tving)'에 SM엔터의 컨텐츠를 독점 공급하는 등 플랫폼 확장 측면에서도 장점이 뚜렷하다.

그간 CJ ENM 내 약점으로 꼽혔던 음악사업부문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음악사업부문은 음반·음원 제작, 유통, 콘서트, 매니지먼트 등을 담당하고 있다. CJ ENM은 아티스트 박재범, 이하이 씨 등이 소속된 AOMG와 웨이크원엔터테인먼트 등 10여개의 소속 레이블을 통해 직접 연예매니지먼트 업을 운영하고 있다.
[단독] CJ ENM, SM엔터 품나…인수 단독협상
SM엔터는 1995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엔터테인먼트사다. H.O.T, S.E.S 등 90년대 국내 아이돌그룹 전성기를 이끈 대표 매니지먼트사로 자리잡았다. 주력 아티스트인 보아를 통해 일본 진출에도 성공하며 K팝 열풍의 시초를 쌓았다. 2000년 코스닥 상장을 통해 증권시장에 데뷔했다. 이후 소녀시대·슈퍼주니어·엑소에 이어 최근 에스파(aespa)에 이르기까지 아이돌 그룹의 발굴에서 육성, 데뷔에 이르는 시스템을 구축한 국내 최초의 매니지먼트사로 자리잡았다.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프로듀서는 올해 69세로 은퇴가 가까워지자 회사를 2세에 승계하는 대신 경영을 이끌 새로운 인수 후보를 물색해왔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