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롯데슈퍼 일부 매장을 도심형 물류센터인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MFC)로 전환한다. 롯데마트 일부 매장도 면적 절반가량을 온라인 배송 물류거점을 위한 다크스토어로 바꿀 계획이다. 롯데의 자산인 오프라인 매장의 활용도를 높여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 점포 중 다크스토어로 전환할 곳을 물색하고 있다. 마트는 점포당 평균 면적 9300~9900㎡ 중 3300㎡ 이상을 물류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지하 1층~지상 2층은 영업을 하고, 3~4층은 물류센터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롯데슈퍼는 상권이 중첩되는 점포 중 일부를 선정해 점포 전체를 MFC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십 년간 ‘집객’이던 오프라인 점포의 역할을 ‘물류’로 과감하게 바꿔 배송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다크스토어는 롯데쇼핑이 추진하는 ‘매장의 물류 거점화’ 전략의 세 번째 모델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그룹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하며 마트를 물류기지로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쿠팡 등 e커머스와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전국 오프라인 점포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롯데쇼핑이 다크스토어에 앞서 지난해 내놓은 모델이 스마트스토어와 세미다크스토어다. 스마트스토어는 매장 천장에 레일을 설치해 주문이 들어온 제품을 뒤편 배송장으로 운반하는 점포다. 세미다크스토어는 매장 뒤쪽에 마련된 배송센터에서 온라인 주문을 처리한다. 롯데쇼핑은 스마트스토어를 현재 4개에서 연내 8개로, 세미다크스토어는 13개에서 18개로 늘릴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부실 점포를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했다. 한 해 동안 마트 12곳과 슈퍼 68곳을 닫았다. 이런 와중에 물류기지로 전환한 점포는 눈에 띄는 실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4월 스마트스토어로 가장 먼저 전환하고 ‘주문 2시간 내 배송’을 시작한 롯데마트 서울 중계점과 경기 광교점은 하루평균 온라인 주문 건수가 서비스 이전과 비교해 각각 233%, 647% 늘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프라인 물류기지를 탄탄하게 구축하면 대형 물류센터를 짓지 않고도 신선제품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며 “기존 오프라인 점포에서 비효율적인 공간을 다크스토어로 전환해 효율성을 높이고 배송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