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스 '몽골 젊은층' 공략 나서
중국·대만 등에 이어 6번째 진출
업계서 유일한 '해외 성공 모델'

식품·방송·주류·부동산금융 등
사업 다각화로 올해 실적 반등
롯데백화점 베트남 하노이점 LF 헤지스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LF 제공

롯데백화점 베트남 하노이점 LF 헤지스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소비자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LF 제공

해외 진출 14년차인 LF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몽골로 간다. 중국 대만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에 이어 여섯 번째다. 부동산금융, 식품, 온라인몰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데 이어 해외 공략을 통해 주력인 패션사업 정체를 돌파하려는 구본걸 LF 회장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타미힐피거급 대접받는 헤지스
"국내 패션에만 머물 수 없다" LF 확장 본능

LF는 13일 몽골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상품 기획,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포괄적인 업무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몽골 인구는 330만 명 규모지만 인구의 64%가 35세 이하 젊은 층이어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몽골의 온라인 패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휴”라고 설명했다.

헤지스는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사례로 꼽힌다. 첫 공략지는 중국이었다. 2007년 말 중국의 3대 신사복 업체인 빠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업체의 고가 브랜드 전략이 통하면서 헤지스는 중국에서 연간 4000억원(작년 말 거래액 기준)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 내 인기에 힘입어 헤지스는 2015년 중국 아동복 전문기업인 지아만과 협업해 헤지스키즈도 진출시켰다.

LF 관계자는 “중국에서 헤지스의 거래액이 조만간 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타미힐피거에 필적하는 고급 의류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LF는 2013년 대만을 시작으로 직진출 방식으로 전환한다. 라푸마의 실패가 자양분이 됐다. LF는 2011년 라푸마의 중국 판권을 사들여 현지 유통망 구축에 나섰지만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며 고배를 마셨다. LF 관계자는 “직진출은 적절한 규모의 시장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대만이 첫 사례였다”고 말했다. 대만 최대 백화점인 퍼시픽소고의 충효점(본점)에 헤지스 단독 매장(대만 전체로는 30개 매장 운영 중)을 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엔 베트남에 진출해 직영 4호점까지 열었고, 올 4월엔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인 싱가포르 쇼피에 국내 패션 브랜드 최초로 캐주얼 패션, 액세서리, 골프웨어를 아우르는 종합 패션 브랜드몰을 선보였다.
사업 다각화로 매출 2조원 돌파 전략
LF가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은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국내 패션 시장에만 머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2019년 1조8517억원에 달했던 LF의 매출(연결 기준)은 지난해 1조6104억원으로 13% 감소했다. 구 회장이 2017년부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본격화한 것도 국내 패션에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한 장기 포석이었다. LF는 올 상반기 기준 45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규모 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LF푸드 등 식자재, 외식, 식품 계열사를 비롯해 코람코자산운용·신탁(부동산금융), 동아TV(방송 콘텐츠), 인덜지(주류 제조 및 수출입), 트라이씨클(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강원 양양 해변에는 국내 최초로 리조트와 아울렛을 결합한 LF몰을 건설하고 있다. 2016년까지 그룹 매출의 90%를 차지하던 패션 비중은 올 상반기 75%로 축소됐다. LF 관계자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패션그룹으로서 LF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라고 설명했다.

영역 확장에 따른 결실이 나오면서 LF의 실적은 올 들어 우상향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8636억원)과 영업이익(785억원)이 전년 대비 각각 9%, 6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무려 181% 급증했다. 2019년 LF가 인수한 코람코 계열 2개사가 효자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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