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오름세로 돌아 2,940대까지 회복했다.

이날 코스피는 사흘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0.96%(28.03포인트) 오른 2,944.41로 마쳤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여전히 불안한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줄곧 주식 매도 포지션을 고수하고 있어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위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 매입 축소(테이퍼링) 등 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쌓여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이 외환시장 추이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가 기간 조정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 환율, 에너지값에 휘청…"1,200원 넘을 가능성"
최근 외국인 주식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달러 강세가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200원 부근까지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0원 내린 달러당 1,193.8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상승 압박은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선진국에서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워드 코로나)이 신흥국으로까지 확산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움직임 속에 에너지 수요가 회복돼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헝다의 유동성 위기와 전력난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명목달러지수가 지난달 중순 이후 1.6% 올라 주요국 통화가 대부분 0∼5%가량 절하됐다.

그러나 각국 통화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 수혜가 예상된 러시아 루블과 캐나다 달러만 1% 넘게 올랐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경계가 강달러 압력을 조정하고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해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00원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부국증권은 환율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1,400원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시, 환율에 '촉각'…외국인 매도 이어지나(종합)
◇ 외국인 순매도 2조5천억원 육박…코스피 단기 조정 들어가나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줄곧 매도우위를 이어가면서 지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7거래일간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2조4천500억원에 이른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3,068.82에서 2,910선까지 4.96%(152.44포인트) 떨어졌다가 이날 장중 2,950까지 반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도 소폭 하락했지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700억원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이달 들어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아 다소 숨 고르기 정도의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외국인 매도세는 다시 강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점은 투자 심리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헝다(恒大·에버그란데) 유동성 위기와 전력 대란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플레이션 경계감,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중국 위험 등 악재 요인 외에도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고 수출이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코스피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 중심의 매도세가 강해 코스피는 당분간 조정을 이어가며 바닥권을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등은 최근 하락에 따른 반발 매수가 유입되면서 기술적인 반등에 그칠 수 있다"며 "전 세계 경기 하향 우려 속에 우리 수출과 기업 실적이 둔화할 수 있는 만큼 증시가 계속 오르기에는 여러 요건이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