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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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매수 기회일까, 지금이라도 ‘손절’해야 하는 걸까.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겨냥한 중국 정부의 규제가 게임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로 확산했고,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몰리는 등 각종 악재가 쏟아져서다. 지난 몇 년 동안 “포트폴리오에 중국을 포함하라”고 조언했던 미국 월가 전문가들 견해도 팽팽히 엇갈리는 분위기다.

C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대형 투자기관 중에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메리 어도스 JP모간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딜리버링 알파 콘퍼런스에서 “중국 증시가 할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미국의 S&P500지수가 16% 오르는 사이 MSCI 중국지수는 20%가량 빠졌다.
"中 주식 저가매수 기회" vs "이미 게임 끝났다"
어도스 CEO는 오히려 투자자가 중국 정부 움직임에 과민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발언은 미국 정부와 크게 다를 게 없다”며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다 함께 잘살기)’ 계획은 부를 퍼뜨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구가 수십억 명에 달하는 중국의 중산층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중국 투자는 필수라는 얘기다.

헝다그룹 사태에 대해서는 “헝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가 아니다”며 “중국에서는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어도스 CEO는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을 인용해 중국 투자를 강조했다. 멍거 부회장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멍거 부회장이 이끄는 자산운용사 데일리저널(DJCO)은 지난 3분기에 알리바바 지분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미국 금융서비스회사 찰스슈왑의 제프리 클레인톱 투자전략가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중국 투자를 강조했다. 이유는 △중국 증시는 지난 20년간 최대 하락률이 연평균 28%여서 새로운 일이 아니고 △지난 20년 중 17년간 중국 증시는 약세장이었으며 △이런 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MSCI 중국 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12% 이상으로 S&P500지수를 웃돈다는 점이다.

반면 미국 투자회사 알티미터캐피털 창업자인 브래드 거스너 CEO는 “중국 투자는 극단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거스너 CEO는 지난해 알리바바, 핀둬둬 등 중국 주식 대부분을 매도했다. 그가 포트폴리오에 남겨둔 중국 기업은 짧은 동영상 앱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뿐이다. 알티미터캐피털은 5년 전 바이트댄스가 100억달러 규모의 회사로 평가받을 때 투자했다. 현재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는 3000억달러로 추정되지만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거스너 CEO는 덧붙였다.

그는 중국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정부 규제를 꼽았다. 그는 “중국 기업은 모두 한 명의 CEO(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를 둔 국유기업”이라며 “인터넷 회사에 대한 창업 열기가 식고, 앞으로 중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 기업공개(IPO)하는 일은 거의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중국 기업이 홍콩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처투자자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인플레이션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며 “중국이 위험을 회피할 수단이 아니라 변동성을 유발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기관투자가는 중국 투자가 활발해지도록 만들어야 하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며 “투자자는 자산관리업체의 중국 낙관론을 비판 없이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팔리하피티야도 중국 정부의 규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게임은 끝났다고 본다”며 “주식회사 중국은 하나의 국가, 하나의 기업, 하나의 CEO이기 때문에 나라면 중국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