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직원들이 청주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LS 제공
LS일렉트릭 직원들이 청주 스마트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LS 제공
LS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전통 제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 등을 접목해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사물인터넷(IoT), AI,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활용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S일렉트릭의 청주 스마트공장이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으로부터 ‘세계등대공장’에 선정된 게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공장 전환…생산량 크게 늘어

구자열 회장
구자열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2015년부터 임직원들에게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이미 AI, IoT, 로봇 분야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ABB, 지멘스 등 디지털 전환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사를 철저히 분석하는 동시에 LS도 디지털 역량을 빠르게 확보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은 지주사 소속 미래혁신단을 직접 이끄는 등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고 있다. 이 조직은 계열사들이 각자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애자일(민첩한) 경영을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자은 회장은 ‘LS 애자일 데모 데이’를 매년 개최해 미래혁신단과 계열사들의 협력으로 일군 디지털 전환의 성과를 임직원에게 공개하고 있다.

LS그룹 주요 계열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2월 LS글로벌로부터 물적 분할한 LS ITC를 인수했다.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LS ITC는 빅데이터, IoT, 스마트팩토리 등에 필요한 산업·IT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번 인수를 통해 전력·자동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디지털 제품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LS일렉트릭은 현재 청주 1사업장 G동에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된 스마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 포장 등 전 과정에 자동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스마트공장으로 전환한 이후 이 공장의 저압기기 라인 1일 생산량은 7500대에서 2만 대 수준으로 늘었다. 하루 에너지 사용량은 60% 이상 줄었다. 불량률은 글로벌 최상위권인 7PPM(100만 개 중 7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통점 위해 온라인 거래 시스템 도입

LS, 발 빠른 디지털 혁신…스마트공장으로 '제조업 레벨업'
LS전선은 최근 온라인 B2B(기업 간 거래) 케이블 판매 시스템인 원픽을 도입했다. 원픽은 디지털을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케이블 유통점은 원픽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케이블 재고를 파악할 수 있다. 또 견적 요청, 구매, 출하 확인 등도 원픽으로 처리할 수 있다. 기존에는 재고 확인에만 반나절 걸렸지만, 원픽을 활용하면 1분 만에 처리된다. 출하 상황도 바로 알 수 있다.

LS니꼬동제련은 울산 울주에 있는 온산제련소에 ODS(온산디지털스멜터)를 구축하고 있다. 생산 전 과정을 통신으로 연결해 모든 공정을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이다. LS엠트론은 자율작업 트랙터인 ‘LS 스마트렉’과 원격관리 서비스 ‘아이트랙터’를 출시했다. LS 스마트렉은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된다. 트랙터가 스스로 농경지에서 작업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이트랙터는 원격으로 트랙터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사용자에게 필요한 유지 보수 내용을 전달하는 서비스다. 작업 이력도 관리할 수 있다.

안전 환경도 디지털로 관리한다. LPG 전문기업인 E1은 여수·인천·대산 기지에 안전환경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작업자가 모바일 기기로 작업 현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작업별 안전조치 사항 및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