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비자가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고 있다.  CJ 제공
한 소비자가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비비고 비빔밥 제품을 고르고 있다. CJ 제공
CJ그룹이 ‘비비고’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기 시작한 건 2011년. 당시에만 해도 CJ의 성공 가능성을 점친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해외 시장 공략은 그저 ‘말뿐인 구호’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0년 뒤 CJ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했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 냉동식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의 명문 농구팀 LA레이커스로부터 먼저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자는 제안을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25년간 쌓아온 문화 콘텐츠 역량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파고든 결과다.

CJ제일제당, 해외시장 공략

CJ, 세계에 K라이프스타일 알린다…'비비고 만두' 美냉동식품 시장 1위
CJ제일제당은 K푸드를 알리기 위해 글로벌 시장 선점과 인프라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면서도 한국식 식문화와 접목한 메뉴를 개발하는 게 기본 전략이다.

올 하반기에는 2019년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와의 시너지 극대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의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미국 대표 유통채널인 월마트와 크로거, 타깃 푸드시티 등 중소형 슈퍼마켓까지 지속적으로 입점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전역 3만 개 이상 점포에 입점하는 게 목표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K푸드를 비롯한 아시안푸드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40%를 돌파하는 등 압도적인 1위를 달리며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명문 구단이자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LA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해외 시장에서 ‘비비고’를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건강사업 관련 부서를 별도의 기업처럼 움직이는 ‘건강사업 CIC’로 확대 개편했다.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유망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염두에 둔 행보다. CJ제일제당은 뛰어난 기술·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5000만원에서 1억원을 초기 투자할 계획이다.

한류 세계화 첨병 기업 CJ ENM

이재현 회장
이재현 회장
CJ ENM은 지난 26년간 축적된 제작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방송, 영화, 음악 등 전 세계인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한류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해외 유수 콘텐츠 회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CJ ENM과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 할리우드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최근에는 스튜디오드래곤, 스카이댄스 미디어, 애플TV플러스가 함께 미국 드라마 시리즈 ‘더 빅 도어 프라이즈(The Big Door Prize)’를 제작하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기존에 완성된 국내 드라마와 예능을 수출하거나 포맷을 해외에 판매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미국 유력 제작사와 공동으로 드라마를 기획·개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영화 콘텐츠의 해외 공동 제작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CJ ENM은 영화 ‘기생충’의 성과를 발판 삼아 세계 영화 시장의 본거지인 할리우드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세계 최대 K컬처 컨벤션 ‘케이콘’을 매년 개최하며 전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한국의 패션, 뷰티, 푸드 등 K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융합한 케이콘은 2012년부터 미주, 중남미,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등지에서 열려 누적 오프라인 관객 110만 명을 모았다.

CJ ENM은 글로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올해에만 8000억원을 콘텐츠 개발에 투자하고, 앞으로 5년간 5조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