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탑재된 LG전자의 ADAS 카메라가 자동차 전방에 있는 물체를 촬영해 분석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탑재된 LG전자의 ADAS 카메라가 자동차 전방에 있는 물체를 촬영해 분석하고 있다.
LG그룹의 대표적인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전장사업은 최근 안정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굵직한 글로벌 고객사들을 확보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ADAS 전방카메라가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자동차.
ADAS 전방카메라가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자동차.
LG전자가 최근 독일 자동차 제조그룹 ‘다임러 AG(Daimler Automotive Group)’와 공동 개발한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전방카메라를 벤츠 C클래스에 납품하기 시작한 게 대표적이다. ADAS 전방카메라는 차량의 앞 유리와 후방 거울 사이에서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자동차 주변의 교통정보를 수집해 처리한 뒤 운전자가 안전하게 운행하도록 돕는다. LG전자가 완성차 업체에 ADAS 전방카메라를 납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제품에는 LG전자의 독자적인 기술력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LG전자 VS(자동차 전자장비)사업본부가 개발한 알고리즘이 탑재됐기 때문이다. ADAS 전방카메라는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카메라에서 들어온 이미지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자동차가 차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위험 상황에서는 자동으로 긴급 제동을 걸어준다. 정속주행 보조, 교통표지판 자동인식, 지능형 전조등 제어 기능도 갖췄다. 자동 긴급 제동과 차로이탈경고 기능은 미국과 독일에서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차량에 의무 적용해야 한다.

앞서 LG전자의 ADAS 전방카메라는 지난 5월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국제표준규격인 ‘ISO 26262 기능안전제품’ 인증을 받았다. 자율주행 핵심부품이 이 기관으로부터 해당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LG전자는 9월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의 강자로 꼽히는 이스라엘 기업 사이벨럼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 기업가치는 약 1억4000만달러(약 1650억원)다. LG전자의 이번 지분 인수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커넥티드카 시장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사이벨럼은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동차와 관련한 사이버보안 위협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해킹을 통해 브레이크, 잠금장치, 내비게이션 등을 원격 조종하게 되면 운전자의 목숨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LG전자가 인수한 사이벨럼 기술력의 핵심은 이처럼 각국 정부 규제에서 전장 부품 규격이 충족되는지를 점검해주는 것이다.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로 불리는 이 기술을 통해 차량에 들어가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검사해 정부 규제와 소비자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LG전자가 올해 7월 글로벌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만든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은 애플카의 유력한 협력업체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LG이노텍은 아이폰의 센서시프트, 라이다스캐너, 트리플 카메라 등을 공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엔 독일 슈투트가르트 다임러 본사에서 열린 ‘다임러 공급사 어워드(Daimler Supplier Award) 2020’ 행사에서 ‘영감(Inspiration) 부문’ 상을 받았다. 이 상은 고객가치 기여도, 향후 비전 등이 뛰어난 공급업체에 주어진다. 다임러는 LG전자가 공급한 차량용 터치스크린이 다임러의 인간공학적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 LG전자는 재작년부터 다임러에 차량용 터치스크린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글로벌 프리미엄차 제조업체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자동차부품 톱-티어(Top-Tier)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