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최초로 점자를 표기한 오뚜기 컵라면.  오뚜기  제공
식품업계 최초로 점자를 표기한 오뚜기 컵라면.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도 차별화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라면에 공들이고 있다.

MZ세대 입맛 잡은 ‘순두부 열라면’

오뚜기, 이색 라면으로 MZ세대 입맛 '저격'
오뚜기는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라면에 색다른 재료를 접목하거나 기존 제품을 조합하는 등 실험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일반적인 라면의 개념을 뒤집은 ‘쇠고기미역국 라면’을 선보였다. 비건 트렌드를 겨냥한 채식 라면 ‘채황’, 시원하고 칼칼한 ‘북엇국라면’ 등 이색 라면들도 큰 인기를 끌었다.

모디슈머 레시피를 제품화한 ‘크림진짬뽕’, 풍성한 건더기로 맛과 식감을 살린 ‘라면비책 닭개장면·고기짬뽕’, 인기 제품인 ‘열라면’과 ‘진짬뽕’을 조합한 ‘열라짬뽕’ 등 라면을 트렌디하게 재해석한 제품을 연이어 내놨다.

최근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이색 레시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오뚜기는 인기 제품인 열라면에 순두부를 넣어 조리하는 레시피를 개발해 선보이기도 했다. 열라면 반 개에 순두부 반 모, 계란, 다진 마늘, 후추를 첨가하는 ‘순두부 열라면’ 레시피는 젊은 층 사이에서 ‘꿀조합’으로 주목받으며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한 번 먹고 중독돼서 계속 만들어 먹게 된다’ ‘이 맛에 반해서 열라면을 잔뜩 사놨다’ 등의 후기가 이어졌다.

순두부를 넣어 먹는 레시피의 인기로 열라면 매출도 껑충 뛰었다. 올 상반기 열라면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수년 동안 전체 시장 규모 2조원대 안팎에 머무르며 정체를 겪고 있는 라면 시장에서 이뤄낸 성과다.

시각장애인 위해 컵라면 점자 표기

황성만 사장
황성만 사장
오뚜기는 용기면도 바꿨다. 지난달부터 생산된 오뚜기 컵라면 패키지엔 기존에 없던 검은 줄이 눈에 띈다. 점자다. 시각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오뚜기는 식품업계 최초로 점자를 표기한 컵라면을 선보였다. 점자 적용은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과 취식 편의성을 강화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의 위치를 더욱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의 배경은 검은색으로,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한 것도 특징이다. 오뚜기는 컵누들 김치와 얼큰 쌀국수 제품을 시작으로 향후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 표시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