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1.10.7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1.10.7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소 등 그린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연이어 만났다.

그룹 전반적으로 탄소중립을 앞당길 것을 주문한 데 이어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수소에너지, 그리드솔루션 선도기업 리더들과 손잡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미국 수소에너지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플러그파워의 수소 관련 핵심기술과 SK그룹의 에너지 관련 인프라·네트워크는 한미 양국의 '넷제로'(배출 탄소량과 제거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 이되는 것)를 조기에 달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양사가 긴밀하게 협력해 아시아 수소 시장 진출도 가속화하자"고 말했다.

마시 CEO는 "수많은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협력 제의를 받았지만 SK그룹이 가진 신뢰감과 네트워크를 감안해 SK그룹과 협력하게 됐다"면서 "양사의 강점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 수소생태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측의 협력은 SK E&S와 플러그파워가 아시아 수소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주주간 계약을 체결하면서 구체화됐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오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연구·개발 센터(Giga Factory & R&D Center)를 수도권에 건설하고, 플러그파워 기술력을 활용해 여기에서 생산되는 수전해 설비와 연료전지의 단가를 크게 낮춰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1.10.7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플러그파워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수소 생태계 구축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1.10.7 [사진=SK그룹 제공]
최 회장은 이날 오전에도 SK서린사옥에서 SK E&S가 지난달 95%의 지분을 확보한 미 그리드 솔루션 기업 KCE(Key Capture Energy)의 제프 비숍 CEO를 만나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그리드 솔루션은 재생에너지 증가에 따른 전력공급의 불안정을 보완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전기 수요와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주는 에너지 분야 신산업이다.

최 회장은 "향후 재생 에너지 확산을 가속하기 위해서는 전력망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인 만큼, 그리드 솔루션은 넷제로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언급한 뒤 "KCE의 그리드 솔루션 역량과 SK그룹의 AI·배터리 기술을 접목하면 미국 1위 그리드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고 ESG 가치 실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숍 CEO는 "KCE는 미국의 그리드 솔루션 시장을 연 퍼스트 무버이자, AI 기술을 ESS 기반 전력 거래에 성공적으로 적용한 첫 번째 사업자"라며 "SK그룹과 긴밀히 협력해 탄소 저감 및 넷제로 실현에 기여하겠다"라고 답했다.

SK그룹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바탕으로 KCE의 그리드솔루션 사업 전문성을 활용하고 추가 성장자금 투자 및 사업모델 고도화 등을 통해 2025년까지 KCE를 미국 내 1위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이번에 미 에너지 혁신기업 CEO를 연이어 만난 건 ESG 경영의 깊이와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