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06일(15:0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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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가 추진하는 2조원 규모 투자 유치전이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간 대결로 치러진다.

6일 SK E&S가 2조원 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적격예비후보인 글로벌 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EMP벨스타, 국내 PEF IMM 프라이빗에쿼티(PE), IMM인베스트먼트 4곳 모두 참여했다.

투자 대상은 SK E&S가 발행하는 2조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다. 회사 측은 이르면 내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실무 작업은 BoA메릴린치와 크레디트스위스가(CS)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이번 거래는 대형 PEF 4곳이 참여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 규모도 계획보다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 E&S가 제시하는 거래 조건이 까다로워 흥행이 어려울 것이라는 거래 초반의 우려와 달리 후반으로 갈수록 후보 모두 적극적으로 실사에 참여해 적격예비후보 운용사 4곳이 모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투자 유치 규모는 2조2000억~2조3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흥행한 데에는 SK E&S가 보유한 부산도시가스 등 도시가스 자회사들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이고 있다는 데 방점이 있다.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자산은 PEF들이 선호하는 투자처다.

SK E&S가 기존 도시가스 사업 비중을 줄이고 수소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작업에 재무적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번 거래에 참여한 PEF 모두 SK그룹과 거래 경험이 있는 데다 도시가스 등 인프라 관련 투자에 적극적인 운용사들이다. KKR은 SK그룹 계열사인 SKC에 전기차 배터리 소재 동박 업체 SK넥실리스(전 KCFT)를 매각한 경험이 있고, EMP벨스타는 보유 중인 콜드체인 물류회사 초저온이 SK로부터 투자를 받아 2대 주주로 있다. IMM PE도 지난해 SK루브리컨츠 지분을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고, IMM인베스트먼트는 SK그룹과 함께 베트남 1,2위 민영기업인 빈그룹, 마산그룹에 함께 투자했다.

SK E&S는 우선주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수소 사업 등 관련 기업 투자와 인수에 활용할 계획이다. SK E&S는 지난해 지주사인 SK㈜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모토에 따라 수소·신재생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하면서 올해 글로벌 수소기업인 플러그파워 지분을 인수했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일부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SK E&S는 실적 악화와 배당 등의 영향으로 부채 비율이 2019년 연결기준 152%에서 지난해 186%로 늘었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