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에 5일 한때 비트코인 가격이 한 달여 만에 60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코인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인 투자자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코인거래소 예치금, 1년새 10배로
빗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3.9% 오른 6003만6300원을 기록했다. 이후 소폭 하락해 오후 3시30분 현재 5990만원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이 600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처음이며 최근 1주일여 만에 18%가량 상승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주 “SEC 담당자의 비트코인 ETF 상장심사 검토 결과를 기대한다”며 비트코인 ETF에 우호적 반응을 보인 것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달 30일 “중국처럼 디지털 자산을 금지하거나 제약할 계획이 없다”고 발언한 것도 상승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2013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매년 10월 상승세를 보였는데 이번에도 ‘업토버(Up+October)’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국내 4대 암호화폐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원화 예치금은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4대 거래소의 총 원화 예치금은 9조2035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지난해 9월 예치금(9514억원)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업비트의 원화 예치금이 7조193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빗썸(1조5755억원), 코인원(3379억원), 코빗(964억원) 순이었다.

암호화폐 투자 활황에 힘입어 시중은행들이 내준 실명확인 계좌도 급증세다. 지난달 24일 기준 실명계좌 수는 733만6812개로 1년 전(108만9849개)에 비해 600% 증가했다. 케이뱅크(업비트)와 농협은행(빗썸·코인원), 신한은행(코빗) 등이 거래소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입은 올 2분기 169억700만원으로 1분기(70억5500만원)보다 100% 이상 증가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