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에서 한 번에 100만원 이상 암호화폐를 거래하려면 신분증을 업비트에 찍어 올려야 한다. 100만원 미만 거래도 1주일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런 신분증 인증이 의무화된다. 당국이 업비트를 1호 정식 암호화폐거래소로 신고 수리하면서 부과한 자금세탁 방지 목적의 ‘고객확인의무’를 따르기 위한 조치다.

업비트는 지난 28일 공지문을 내고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고객확인의무를 이행할 계획”이라며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회원은 확인이 끝날 때까지 거래(매수·매도, 입금·출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고객확인의무는 신고가 수리된 암호화폐거래소의 모든 이용자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의 신분증을 거래소에 찍어 올리고, 업비트가 정부 전산망으로 신분증을 인증한 후에만 해당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자금세탁 방지 관련 규제다. 당국이 암호화폐거래소 신고 수리증을 공문 형태로 보내면 암호화폐거래소는 이를 받은 즉시 고객확인의무를 따라야 한다.

당국은 이번주 신고 수리증을 업비트에 보낼 계획이다. 특금법에 따르면 100만원 이상 거래한 사용자의 경우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거래소가 고객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고객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거래를 막도록 하고 있다. 이런 고객확인의무는 개인뿐 아니라 법인투자자에도 적용된다. 업비트 계정을 여러 개 가진 경우에도 계정별로 본인 인증을 받아야 한다. 업비트의 조치는 다른 암호화폐거래소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원화 거래가 가능한 빗썸과 코인원, 코빗도 당국으로부터 신고가 수리되면 업비트와 같은 방식으로 고객확인의무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비트가 신고 수리증을 받은 이후부터는 100만원 이상 거래하려면 신분증 인증을 거쳐야 한다. 고객확인제도 시행 1주일 뒤부터는 100만원 이하로 거래할 때도 신분증을 찍어 올리지 않으면 거래가 막힌다. 업비트 관계자는 “고객확인의무 시행 초기에 사용자가 몰리면서 트래픽 과부하가 걸릴 것을 고려해 1주일간의 간격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비트가 고객확인의무를 시행하기 전에 매수·매도 주문을 냈지만 아직 체결되지 않은 경우는 해당 주문이 1주일간 유지된다. 1주일 이후로는 일괄 취소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