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역 흑자 75%가 아세안 교역
韓에 '기울어진 운동장' 고쳐야

아세안 유니콘 14개, 韓보다 많아
혁신 산업 싹틔우기 최적 환경

내달 코엑스서 '아세안 위크'
우리 기업·소비자들 관심 당부
신경훈 기자

신경훈 기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흑자 상대국이다. 지난해 456억달러의 무역흑자 중 340억달러가 아세안에서 나왔다. 이는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일까.

김해용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국과 아세안이 진정한 동반자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시아 국제기구다.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 및 투자 확대를 위해 2009년 출범했다. 미얀마와 뉴질랜드 대사를 지낸 김 사무총장은 올해 4월부터 센터를 이끌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과 아세안의 관계에서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한·아세안 관계를 지속적인 우호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아세안 문화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는 게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아세안 기업에 기술을 지원하고, 우수한 아세안 상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아세안 간의 비대칭성을 바로잡는 일도 한·아세안센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런 차원에서 10월 5~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세안 위크’에 한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큰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아세안 위크는 아세안과의 쌍방향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는 문화·관광·산업 축제다. 그는 소비자들에겐 쌀을 주제로 한 음식과 자연 풍광, 문화를 알리는 ‘아세안 사진 및 라이프스타일 전시’를 직접 참관하거나 유튜브로 감상해볼 것을 권했다. 기업들엔 아세안 상품을 전시하고 1 대 1 비즈니스 미팅을 하는 ‘상생홍보관’, 아세안 유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아세안 청년 커리어 멘토십’, 아세안의 경제특구 및 산업단지를 소개하는 ‘아세안 경제특구-산업단지 세미나’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아세안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라면 10월 중 열리는 무역투자 라운드테이블과 무역 원활화 세미나에서 정보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격화하는 요즘 오히려 아세안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은 미국과 교역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과도 교류를 늘리고 있다”며 “아세안 자체가 생산기지인 동시에 거대시장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을 예로 들었다. 세계 생산기지가 몰리면서 매년 5% 넘게 성장하고 있다. 중산층 비중이 차츰 높아지면서 소비시장으로서 잠재력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김 사무총장은 “인구 6억 명을 보유한 아세안은 총 국내총생산(GDP) 3조달러의 거대 경제지대”라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성장세도 주목된다”며 “현대자동차가 올해 말까지 자카르타 인근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국내외 기업의 인도네시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은 신흥 유니콘 기업 요람으로 떠오른 아세안의 잠재력에도 주목했다. 그는 “아세안은 자동차 공유 플랫폼 그랩을 포함해 총 14개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며 “기존 기술 패러다임에서 한발 뒤떨어져 있는 게 오히려 혁신산업의 싹을 틔우는 데 더 유리한 환경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과 아세안 지역이 미래 산업협력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아세안센터가 2018년부터 매년 ‘한·아세안 스타트업 위크’를 열어 아세안 지역 스타트업 육성과 한·아세안 스타트업 협력 기반 구축에 힘을 쏟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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