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은 앞으로 외화자산을 굴리는 과정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부실하다고 평가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71억달러에 머무르는 ESG 관련 주식·채권 투자 규모도 늘려나갈 계획.

한은은 28일 발표한 '외화자산의 ESG 운용에 대한 기본방향 및 향후 계획'을 통해 ESG 논란 기업을 외화자산 투자대상에서 배제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4639억3000만달러(약 547조1100억원)를 굴리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 중 8위 수준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을 직접 또는 한국투자공사(KIC) 및 자산운용사 등에 위탁해 굴리고 있다.

한은은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죄악산업(술, 담배, 도박, 무기 등) 종목을 투자대상에서 우선 배제한다. 세계 최대 ESG 평가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가 ESG 논란기업을 배제해서 산출한 'MSCI ESG 스크린드 지수(MSCI ESG Screened Index)'를 추종하는 펀드 투자는 늘리기로 했다. 화력발전 등 고탄소 배출 기업과 담배·주류·석탄·방산업체 등의 투자비중을 줄일 전망이다. 향후 2~3년 안에 한은은 자체적으로 네거티브 스크리닝 체계를 구축해 전체 위탁자산에 적용할 방침이다.

한은은 앞으로 ESG 자산 투자비중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 6월말 시장가치 기준 ESG 자산 71억2000만달러를 운용 중이다. 작년 말(54억5000만달러)보다 16억7000만달러 늘었다. 상품별로 보면 ESG 주식이 12억2000만달러, ESG 채권(그린본드 등)은 59억달러어치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ESG 전략 도입에 대해 "기후위기 등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중앙은행도 이같은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ESG 투자자산 증대로 수익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MSCI가 운용하는 ESG 인덱스 지수 상승률은 14.7%로 MSCI의 월드 인데스(14.6%)와 비슷했다. ESG 자산은 규모가 불어나는 만큼 유동성과 환급성도 올라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ESG 관련 투자자산 규모는 2012년 13조달러에서 2020년 40조달러로 증가했다. 2025년에는 53조달러로 더 불어나면서 글로벌 투자자산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록과 피델리티를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도 ESG 투자 전략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한국은행은 물론 각국 중앙은행의 ESG 투자도 급물살 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스위스·독일·프랑스·이탈리아 중앙은행 등이 외화자산 운용과정에서 네거티브 스크리닝 전략을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한은은 ESG 관련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신설하거나 공개시장운영 과정에서 ESG 관련 그린본드를 매입대상으로 도입해 운용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