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가려고 백화점 찾는 시대
유명 카페·베이커리 입점하면
방문객 수천명 모집 효과
더현대서울 카멜커피

더현대서울 카멜커피

“유명 카페를 입점시키려면 삼고초려는 기본입니다. 백화점 대표가 카페 연락처를 수소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A백화점 관계자)

백화점 "인플루언서 카페 모셔라" 특명

A백화점은 최근 도넛으로 유명한 카페를 입점시키려다 포기했다. 해당 카페가 “백화점 입점 실익이 없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 모객효과를 겨냥해 유명 카페에 입점을 제안했지만 해당 카페는 “브랜드 이미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단칼에 거절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예전에는 제안만 하면 줄을 섰는데 요즘은 유명 카페나 베이커리를 입점시키려면 삼고초려를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언서 카페’ 모시러 다니는 백화점
2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매장 식음료(F&B) 브랜드 가운데 카페·디저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카페·디저트 브랜드 비중은 전체 F&B 중 32%로 조사됐다. 전국 매장 평균(20%)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에 수천 명의 방문객을 모집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카페’가 등장하면서 백화점 사이에 유명 카페를 입점시키는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판교점 카페 키츠네

판교점 카페 키츠네

롯데백화점 본점에는 지난 5일 의류 브랜드 우영미와 협업한 카페 ‘맨메이드 우영미’가 들어섰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선 해외 의류 브랜드인 메종키츠네의 ‘키츠네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동탄점에는 독일 베를린 3대 커피로 유명한 보난자커피와 비건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mtl 카페도 들어섰다. 해외에서 들여온 브랜드로 최근 국내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카페는 백화점의 보조 역할에 그쳤다.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이나 옥상에 입점해 쇼핑객이 잠시 쉬는 장소로 이용됐지만 최근에는 유명 카페를 들르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유명 카페를 입점시키기 위해 ‘삼고초려’도 불사하는 이유다. 신세계백화점은 ‘방배동 아인슈페너 맛집’으로 불리는 ‘태양커피’를 오랜 설득 끝에 대전신세계 아트앤 사이언스에 처음 입점시켰다.
쇼핑 공간에서 ‘체험형 공간’으로 변신
누데이크 동탄

누데이크 동탄

최근 들어 브랜드 이미지 고수 차원에서 백화점 입점을 고사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홍대 등에서 유명한 카페는 커피 맛보다 매장의 인테리어나 분위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백화점이 이런 브랜드의 정체성을 발휘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해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3사가 카페 공간을 넓히고 매장 수를 늘리는 이유는 방문객의 매장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체류 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백화점 매출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등 SNS가 유행하면서 사진을 예쁘게 찍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체험형 매장’이 백화점 성공의 주요 공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문을 연 ‘누데이크’가 대표적이다. 별도의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동탄 입주민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퍼졌다. 인스타그램에는 ‘누데이크’에서 찍은 사진이 1만 장이 넘는다. 백화점 관계자는 “‘체험형 매장’이라는 공간의 개념도 점차 바뀌면서 커피와 디저트의 실제 맛보다는 공간을 얼마나 색다르게 꾸몄는지가 성공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