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강한 커피품종 개발해 남미 농가에 무료로 나눠줄 것"
“2050년에는 가뭄과 사막화로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 커피 경작지의 85%가 사라질 겁니다.”

코스타리카에서 커피 생두 수출 사업을 하고 있는 서종현 제이앤비카페인터내셔널 대표(사진)는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커피나무 멸종 위기가 심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4년 세계적 커피 기구인 월드커피리서치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수요는 두 배 늘어나는 반면 경작지는 절반 이상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20년 전 코스타리카에 정착한 서 대표는 10년간 커피 생두를 수출하고 있다. 국내에선 ‘테라로사’ ‘프릳츠’ 등 스페셜티 커피로 유명한 카페들이 주 거래처다. 커피 생두를 판매하기 위해선 커피를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바리스타, 로스터, 큐그레이더(생두 감별사) 자격증을 땄다. 9년째 ‘세계 커피 올림픽’으로 불리는 ‘컵 오브 엑설런스 코스타리카’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커피 전문가로 꼽힌다.

"가뭄에 강한 커피품종 개발해 남미 농가에 무료로 나눠줄 것"
최근 현지에선 기후변화로 커피의 생산성이 떨어지자 농사를 포기하는 농부들도 급증하고 있다. 그는 “코스타리카 커피 생산 가구가 지난 15년간 5만6000여 가구에서 2만9000여 가구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고 했다. 불규칙한 건기와 우기 등의 이상기온,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익성 등으로 커피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멸종 위기의 커피나무를 구하기 위해 2019년 세계적인 커피 전문가 3명과 의기투합해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비바 라 핀카(Viva la finca·농장 만세)’로 커피의 미래 품종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서 대표를 비롯해 마리오 로드리게스 스타벅스 글로벌 커피연구센터 디렉터와 윌리엄 솔라노 열대농업연구센터(CATIE) 커피담당 식물학자, 프란시스코 안수에토 월드 커피 리서치 품종 개발 컨설턴트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들은 병충해는 물론 가뭄과 냉해에 강하고 생산성이 기존 대비 2~4배 높으면서 맛이 좋아 상품성이 있는 미래 커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서 대표는 “커피나무 멸종을 막기 위해선 커피 생산자인 농가부터 구해야 한다”며 “미래 커피 품종을 개발해 무상 배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가 운영하는 제이앤비카페인터내셔널의 ‘제이앤비’는 솔로몬 성전 기둥의 이름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