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이후 3.15% 상승…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은 하락
지지부진한 증시 속 '저탄소' 지수 선방
한국거래소가 '저탄소' 성적이 높은 40개 종목으로 구성해 발표한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가 발표 이후 3% 이상 상승해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 속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는 2,011.57로 거래소가 지수를 발표한 지난 7월 19일(1,950.08) 대비 3.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16%, 코스닥이 0.56% 각각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후변화 솔루션지수는 거래소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규모 확대 추세에 맞춰 '코스피 200 기후변화지수', 'KRX 300 기후변화지수'와 함께 발표한 기후변화지수다.

'저탄소 전환점수' 상위 20개 종목과 '저탄소 특허점수' 상위 20개 종목 등 총 4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저탄소 전환점수란 저탄소 경제로 전환 과정에서 기업이 직면한 위험 및 위험관리 능력을 분석해 0∼10점까지 정량화한 점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 한화솔루션, 두산퓨얼셀, 씨에스윈드, 현대오토에버, 한화 등 11개 종목과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비엠, 에이치엘비생명과학, 덕산네오룩스, 동진쎄미켐, 서울반도체 등 9개 종목이 포함됐다.

저탄소 특허점수는 저탄소 기술 관련 특허를 기업별로 정량화한 점수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현대차, 기아, 포스코 등 20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서도 기후변화 솔루션지수가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보인 이유는 최근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해 2차전지 소재 관련 종목이 크게 오르면서다.

방인성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배터리 관련 소재주들이 아웃퍼폼(시장 대비 상회)했는데, 기후변화지수는 이 종목 비중이 높으니 상대적으로 성과가 좋았다고 해석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지수 발표 이후 지난 17일까지 69.41%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일 SK이노베이션과 3년간 10조원 규모의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지지부진한 증시 속 '저탄소' 지수 선방
최근 그룹 내 수소, 우주 사업에 속도를 내는 한화(14.54%)와 지난달 태양광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공사 수주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진 LS일렉트릭(11.72%)도 이 기간 크게 올랐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인 덕산네오룩스도 19.49%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114.85%), 유니테스트(10.11%), 동진쎄미켐(9.17%), 현대로템(5.93%) 등도 올랐다.

다만 LG화학(-15.34%)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전기차 리콜 사태 이후 하락 폭이 크고, 삼성전자(-3.26%), SK하이닉스(-11.93%) 등의 주가도 이 기간 하락하며 지수 상승 폭을 줄였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포함해 주요국에서 계속 저탄소 정책이 나오고, 특히 2022년 예산안에 전기차, 전기차 충전소를 얼마만큼 늘리겠다는 수치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는) 미래 기대치를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엄청난 호실적을 보일지는 가봐야 알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가정책이 '저탄소' 쪽으로 가면서 사업을 지탱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지수에 포함된 이런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