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물배를 채우는 편…열정열정열정의 원천은 카페인과 알콜."

최근 삼성화재가 내놓은 'MDTI'(My Drink Type Indicator) 테스트를 재미로 한번 해 보았습니다. 인기 성격 테스트인 MBTI 테스트를 패러디한 테스트였는데요. 간단한 몇가지 문항에 답하니 곧바로 유형이 나왔습니다. '피곤을 제조하는' '브레이크 없는 오지라퍼'. 평소 성격과 상당히 비슷한 결과에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이 테스트는 단순히 성격만 알아보는게 아니라, 자신의 건강 습관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음료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삼성화재가 독자적으로 음료를 만들어 출시했습니다. 출시 음료는 △꼬르르르(GRRR) △수면부족(ZZZZ)형 △배터리방전(OTLL)형 △부글부글(BGBG)형 △뿌웅(POOP)형 등 총 5종이었는데요. 원하는 소비자는 추천받은 음료를 세븐일레븐에서 구입할 수 있다고 안내가 되었습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MZ세대를 겨냥한 체험 마케팅의 일환으로 건강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고 생활에 활력을 선사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건강 MDTI 캠페인이 MZ세대에게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테스트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됩니다.

왜 보험사가 직접 음료를 만들고 편의점에서 판매까지 하게 된 걸까요? 재미있는 상품과 마케팅을 선택해 소비하는 '펀슈머'(Fun+Consumer) 성향이 강한 MZ 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이목을 끌기 위한 차원이라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다른 보험사들도 올 들어 잇따라 음료를 비롯해 각종 식료품, 맥주 등을 출시하고 있는데요. 신한라이프는 CU와 협업을 통해 ‘신한생면’이라는 이름의 면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DB손보도 '내차보험 만기라면'이라는 라면을 내놓기도 했고요.

삼성생명도 올 상반기 이마트·롯데칠성과 협업한 생수 '삼성생명수(水)'를 출시해 판매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삼성생명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이라는 의미와 고객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생명보험업의 본질을 더해 생명수라는 제품명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젊은 세대의 소비 생활을 돕기 위한 '구독 보험'까지 올해 첫 등장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한화생명은 매월 보험료를 납입하면 중도보험금을 포인트로 받고, 보험료로 제휴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보험을 올해 출시했습니다.

특히 GS25와 손잡고 출시한 'LIFEPLUS GS25 편맥 구독보험'은 일명 '편맥족'을 겨냥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월 보험료 9500원을 내면, 매월 4캔에 1만원 행사 맥주를 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지요. 만기 시점인 1년 뒤에는 매월 500원씩 적립된 6000원의 현금과 이자도 별도 지급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상품이나 서비스가 보험사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가능성은 극히 낮은데요. 결국은 재미있는 이색 마케팅을 통해 보험 가입에 관심이 적은 MZ세대의 이목을 끌고, 잠재적인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인 것 같습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결국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인데, 요즘 MZ세대들은 '욜로'(YOLO)족이 많아 미래에 대한 대비 보다는 현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보다 '현재'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을 통해 MZ세대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우선 만드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